고프로가 하반기 전략 신제품, 액션 캠 히어로8블랙과 가상현실(VR) 카메라 맥스를 공개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각)서울 잠원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 토드 밸러드 고프로 최고마케팅책임자가 참석, 신제품의 특징과 시장 대응 전략을 전했다.

고프로 영욕의 15년…시가총액 4조7350억에서 6643억원으로

고프로는 2004년 늘 휴대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필름 ‘액션 캠’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 액션 캠 고프로 히어로 시리즈의 인기는 더욱 폭발적이었다. 승승장구하던 고프로는 2014년 미 증시 상장 직후 시가총액 40억달러(4조7352억원)를 기록한다.

소니와 중국 광학 기업이 속속 액션 캠 시장에 뛰어들었고, 고프로의 점유율은 조금씩 줄었다. 액션 캠 경쟁이 격렬해진 가운데 고프로가 펼친 신사업은 대개 부진했다.

토드 밸러드 고프로 최고마케팅책임자. / 차주경 기자
토드 밸러드 고프로 최고마케팅책임자. / 차주경 기자
가상현실 카메라 고프로 옴니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항공 촬영 드론 고프로 카르마는 전원 문제로 비행 중 추락 위험이 보고되는 등 치명적 설계 결함 때문에 조기 단종됐다.

공모가 24달러(2만8400원)에 최고가 86달러(10만1800원)에 거래되던 고프로의 주식은 14일 기준 3.64달러(4300원)에 살 수 있다. 시가총액도 같은날 기준 5억6100만달러(6643억원)로 전성기의 1/8로 줄어들었다.

고프로는 주력 사업 액션 캠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를 정리하고, 고프로 플러스를 포함한 공유 앱 생태계에 매진한다고 밝혔다. 닉 우드먼 고프로 대표는 2018년 자신의 연봉을 1달러(1200원)로 정했다. 자구책을 통해 2018년 4분기 흑자 전환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고프로 "액션 캠 생태계에 브이로거·크리에이터 편입"

최근 수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고프로의 저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고프로 액션 캠의 세계 판매량은 총 3300만대에 달한다. 액션 캠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액세서리의 양과 질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제품 고프로 히어로8블랙에는 성능을 추가하는 모듈이 추가된다. 빛을 보충하는 LED 조명, 소리를 선명하게 잡는 지향성 마이크와 영상 실시간 확인용 틸트 모니터 등이 포함된다.

한편으로는 초고속·저지연 5G 통신과 궁합이 잘 맞는 가상현실 카메라에도 투자한다. 액션 캠 히어로8블랙과 함께 공개된 신제품 가상현실 카메라 ‘맥스’를 통해서다.

신제품 고프로 히어로8블랙·모듈과 맥스. / 차주경 기자
신제품 고프로 히어로8블랙·모듈과 맥스. / 차주경 기자
고프로는 히어로8블랙의 모듈을 통해 일상을 촬영, 영상 콘텐츠로 만드는 브이로거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노린다. 히어로 시리즈의 내구성에 5.7K 고화질 가상현실 사진·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맥스로도 가상현실 브이로거와 콘텐츠 시장을 일군다. 기존 액션 캠 생태계에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는 전략이다.

브이로거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바라보는 고프로는 강력한 경쟁자와 싸워야 한다. 소니는 상반기 신제품 RX0 II에 관련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지상·항공 촬영 장비 기업 중국 DJI도 오즈모 액션을 출시, 액션 캠 사용자 및 브이로거 공략에 나섰다.

고프로는 15년간 쌓은 사진·영상 데이터와 광학 기술, 소비자 노하우로 경쟁에 임한다. 앞서 고프로는 완전 방수와 음성 제어, 전자식 흔들림 보정 기능 하이퍼스무스와 자동 편집 기능 등 경쟁 액션 캠을 앞서는 기술을 선보였다. 커뮤니티와 편집 기능을 가진 클라우드 서비스 고프로 플러스도 힘을 싣는다.

밸러드 최고마케팅책임자는 "한국은 매년 고성장하는, 고프로에게 중요한 시장이다"며 "항상 소비자로부터 영감을 받기에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르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