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이 커진 무선이어폰 시장을 제패하기 위한 제조사간 경쟁이 뜨겁다. 애플 에어팟과 삼성전자 갤럭시버즈에 이어 LG전자가 첫 무선이어폰 톤플러스 프리를 공개,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 이어폰 시장 강자, 음향 기업은 고유의 기술력을 적용한 고가·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무선이어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세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난 2700만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1년 이 부문 시장 규모는 270억달러(3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무선이어폰. / 제조사 제공
무선이어폰. / 제조사 제공
‘선 없는 편리함’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IT매체 씨넷은 2010년대 가장 주목할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에어팟과 이어폰 잭 사망’을 꼽았다. 애플 ‘에어팟’은 2016년 공개 당시 외관이 어색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이후 편의성과 개성을 모두 가져다준다는 호평을 얻었다.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편의성을 강조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월 ‘갤럭시 버즈’를 출시했다. 작은 부피, 우수한 음질 외에 갤럭시S10 등 최신 스마트폰과 무선 배터리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LG전자도 28일 출시할 ‘톤플러스 프리’에 방수, 터치패드 기능을 탑재해 사용 편리성을 높였다.

한편, 이어폰 업계 터줏대감인 음향 기업은 기술력을 집약한 고가 제품으로 경쟁을 펼친다.

뱅앤올룹슨은 2월 신제품 ‘베오플레이 E8 2.0’을 출시했다. 음악 청취 중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트랜스퍼런시 모드’를 탑재한 제품이다. 젠하이저도 9월 aptXT 등 고음질 저지연 코덱을 지원하는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를 출시했다.

베오플레이 E8 2.0과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가격은 각각 45만원, 49만9000원으로 일반 제품보다 비싸다. 애플 에어팟(2세대 무선충전 제품 기준 24만9000원)과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15만9500원), LG전자 톤플러스 프리(25만9000원)보다 비싸지만, 차별화된 고음질 재생 기능으로 승부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2019년 2분기 무선이어폰 시장이 예상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올해 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1억2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