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데이터 어쩌나" 싸이월드가 촉발한 새 화두 '데이터 주권'

입력 2019.10.16 17:24 | 수정 2019.10.16 17:49

싸이월드 접속오류 소식에 "내 게시글 어쩌나" 속타는 사용자
업체 폐쇄 시 속수무책…데이터 주권 화두로 떠올라
소셜미디어 데이터 스스로 통제·관리할 수 있게 해야

싸이월드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 데이터 주권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용자 일상생활 대부분을 디지털 서비스에 빼곡이 저장하는 가운데 정작 그 데이터 주권이 소비자에게 없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각종 서비스에 남은 자신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요청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 업체가 폐업해 데이터를 삭제해버려도 이를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이용자가 언제든 온라인에 남은 자신의 정보를 직접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싸이월드 일부 이용자를 중심으로 싸이월드 데이터를 빨리 백업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싸이월드 서비스가 아예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IT조선
싸이월드 서비스는 재개됐지만 여전히 접속은 원할하지 않다. 싸이월드가 도메인 서버 중단과 접속 장애 현상을 겪은데다가 회사 내부 인력부족과 자금난 등으로 서비스를 원활히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커진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싸이월드 데이터 백업 방법 등을 문의하는 글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용자들은 직접 접속해 자신의 데이터를 일일이 저장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싸이월드에 게시물 제공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정보통신망법 30조는 이용자가 싸이월드에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과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해당 법이 규정한 개인정보 범위가 모호하다는데 있다.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사업자가 갖는 이용자 개인정보 범위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며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민감한 개인정보에 한해서만 보유사실을 안내하거나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싸이월드가 이용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해도 이를 강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데이터를 달라고 싸이월드에 소송을 건다해도 특별히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전문가 의견이다. 싸이월드는 유료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구체적인 물질적 손해를 입힌 계약위반 사항이 있을 수도 없는 이유다. 심지어 경영난이라는 사유가 더해지면 싸이월드가 져야 할 책임은 더 가벼워진다.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테크앤로 부문 대표 변호사는 "이용 약관을 어겼거나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싸이월드에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현행법에 따라 이용자 데이터는 즉시 삭제된다. 정보통신망법 제29조에 따르면 싸이월드와 같은 인터넷 사업자가 사업을 폐업하면 즉시 보유한 개인정보를 파기하도록 돼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이용자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문을 닫았지만 이용자가 데이터를 날린 사례가 허다했다. 백업 조치는 결국 사업자 의지와 역량에 달린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의 과거 행적을 이유로 백업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2013년 운영하던 커뮤니티 서비스 프리챌을 종료 한 달을 앞두고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또 별다른 백업 서비스 없이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면서 이용자 불편 사례가 속출하는 결과가 나왔다.

서비스가 종료되지 않는 한 언제든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업체들이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추세에 한국 정부가 발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 각국에 이용자 데이터주권 확보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자국민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GDPR(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은 언제든 이용자가 스스로 자신의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한다.

김가연 변호사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이용자 정보 역시 개인정보"라며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언제든 활용하거나 볼 수 있고 폐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개인정보와 콘텐츠로 비즈니스를 한다면 기본적으로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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