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몰 시대] ⑳브랜드마다 다른 신발 사이즈 "슈픽서 맞춤형 정보 얻으세요"

입력 2019.10.21 06:00

글로벌 IT 시장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인터뷰] 김주형 슈픽 대표

"어? 분명 우리 딸은 150사이즈를 신었는데…" 온라인에서 구매한 딸 아이 신발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 아내는 반품하기 바쁘다. 각 브랜드마다 사이즈 측정 기준이 다르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김주형 슈픽 대표는 일상에서 종종 발생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슈픽을 설립했다. 슈픽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용자 발을 측정하고 구매하려는 신발 사이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2017년 11월 스핀오프했다.

김주형 슈픽 대표./IT조선
"신발은 매장서 신어보는게 최고입니다만…"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김주형 대표는 삼성전자 내부 해커톤 행사에서 신발 사이즈 문제를 온라인에서 해결하자며 제안서를 내놨다.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그는 여기에 용기를 얻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슈픽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구매 전 발과 신발을 미리 비교해보는 등 여러 쇼핑몰에 산재한 브랜드와 신발 정보를 모아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슈픽이 등장하고 업계 반응은 뜨거웠다.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각종 스포츠 브랜드 커뮤니티와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지식인 등에서 슈픽을 활용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본인 발 이미지를 게재하고 어떤 신발을 사는 것이 좋을지 토론하는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인수를 논의하자며 접촉한 미국 기업도 등장했다.

그런 김 대표가 의외 발언을 내놓는다. 신발은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는 게 최고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이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데이터다. 방대하게 쌓인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개인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각종 신발과 발 사이즈, 모양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해 사업 확장에도 활용된다. 특히 데이터는 온라인을 통해 수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겪는 번거로움을 온라인에서 덜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슈픽 제공
완전한 온라인화를 꿈꾼다

김 대표는 슈픽 차별화 전략으로 ‘온전한 온라인화’를 꼽는다. 소비자가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본인의 사이즈에 맞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슈픽은 현재 약 11만3000여건의 고객 발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유저가 직접 구매한 신발 리뷰를 모아 브랜드별 사이즈 정보 등을 제공한다.

특히 슈픽은 개인 스마트폰으로 장소불문 본인의 발 사이즈 측정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이 점을 높이 평가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장비를 설치해 매장에 방문한 고객 데이터를 취득하는 타 서비스와 달리 완벽한 개인화를 추진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 장비를 둔 경쟁사는 장비가 고객 호객 행위에 쓰일 뿐 혁신 요소는 아니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은 결국 한계가 있다"며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라는 점에서 온라인 기반 사업 다각화를 통해 브랜드 제조사 및 유통사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객 맞춤 데이터 기반으로 혁신 일으키겠다"

그는 그 동안 슈픽을 운영해 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제조사, 유통사 간 협업을 꼽는다. 당초 슈픽은 B2B 모델을 염두해 두고 탄생한 서비스다. 하지만 현재는 B2C 모델에 가깝다.

김 대표는 유통사와 제조사가 배송비 절감을 위해 정확한 사이즈 정보를 고객에 제공하고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슈픽이 이들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김 대표는 "이들은 사이즈로 인한 반품과 교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으나 새로운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부분에 있어선 소극적이었다"라며 "무료 교환 및 반품, 반송 시 배송비는 고객 부담, 반품 기간 시한 설정, 대가성 구매 후기 작성시 할인 및 포인트 지급 등 기존 방법을 유지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사이즈를 매개로 한 유통·데이터 혁신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B2B 사업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벽에 부딪혔다. 슈픽은 지난해까지 발 사이즈 측정에 신용카드를 활용했다. 규격화된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보다 쉽게 발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데이터 수집에 해외 고객사와 고객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신용카드를 사진으로 찍는 행위 자체가 개인정보 취득 목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무리 변환 처리를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신용카드를 노출하고 싶은 유저는 없었다. 슈픽이 의심을 피하고자 A4용지로 측정 방식을 바꾼 이유다.

슈픽은 이러한 의미 있는 실패를 기반으로 곧 슈픽 3.0버전을 내놓는다. 그 동안 부족했거나 문제화 된 부분을 대폭 수정했다. 특히 슈픽 3.0의 핵심은 데이터다.

김 대표는 "특정 발모양을 가진 사람이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등의 데이터가 현재까지 1만건쯤 모였다"며 "이 데이터는 신발 유통사와 제조사는 갖출 수 없는 데이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이즈 데이터만으로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꾸릴 수도, 유통 혁신을 불러올 수도 없다"며 "연계 서비스가 아닌 슈픽만의 데이터를 활용한 독자 사업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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