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이른 수장 교체는 젊은 피 수혈, 성과·능력주의, 디지털 전환 가속 등 세 키워드로 요약됐다.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가 세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라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 신임대표는 이갑수 전 대표와 띠동갑인 50대 ‘젊은 피’다. 컨설팅 그룹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의 ‘유통·재무통’이다. 더욱이 전통산업계 화두인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 전문가다.

무엇보다 십수년만의 ‘외부인사 영입’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이마트 CEO 교체 인사는 그만큼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요구된 혁신의 강도가 세기에 안정궤도 진입까지 당분간 내부 진통이 불가피핧 전망이다.

성수동 이마트 본사. / 이마트 제공
성수동 이마트 본사. / 이마트 제공
유통·컨설팅 요직 거친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오프라인 브랜드의 대 온라인 전략도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농림수산부 식량정책과/유통기획과서 해외무역협상 역량을 쌓았다. 이어 컨설팅 그룹 베인앤드컴퍼니에 합류해 유통 및 소비재 파트너로 일했다.

강 대표는 디지털전환부문 성장 및 채널 전략, 비용 혁신 성과 개선과 신사업 발굴, 해외 진출 전략과 펀드 전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통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경력은 디지털 전환 가속, 스마트 컨슈머 및 초저가 신흥시장 개척 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문한 이마트 중점 사업과 대부분 일치한다. 원가 구조 변화, 신사업 모델 구축도 강 대표가 역량을 발휘할 부문으로 꼽힌다.

올초 강 대표는 ‘오프라인 공룡이라고? 온라인 세상에선 하룻강아지’라는 제목의 유통가 분석 보고서를 냈다. 세계 10대 소비재 브랜드가 온라인 시장에서 평균을 밑도는 실적을 낸 것을 지적했다.

이어 ▲시장 점유율 성과주의 ▲내부 주도 온라인 마케팅 전개 ▲소비자 유입률과 구매전환률 등 매출 핵심 요소 파악 ▲고급분석(Advanced Analytics) 기반 마케팅 강화 등 오프라인 소비재 기업이 온라인 유통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제창했다. 강 대표가 바꿀 이마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26년만의 외부 대표이사…성과주의·재무 효율화 과정에서의 진통 우려도

이마트가 외부에서 대표이사급 최고위 임원을 선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강 대표는 성과주의 및 재무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컨설팅 그룹 출신이다.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조직 변경과 신사업을 구상하는 가운데, 기존 유통 방식에 익숙한 조직·임직원과의 마찰 가능성도 점쳐진다. 강 대표가 이러한 우려를 어떻게 짧은 시간에 해결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 / 이마트 제공
강희석 이마트 신임 대표. / 이마트 제공
이마트측은 임원인사가 전문성과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강력한 변화 및 혁신을 추진한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이마트 임원 상당수가 자리를 옮기거나 물러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외부 인사 영입이 내부 진통을 일으킨다고 예단할 수는 없다. 유통 업계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강 대표는 이마트의 미래를 가장 잘 그릴 인재다"며 "이마트 임직원간 반목하기보다는 힘을 합쳐 위기를 돌파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