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해 "수십년 동안 못해왔던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와 수입 다변화에서 불과 100일 만에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3법’과 기술 자립화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문 대통령은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며 확장적 재정 지출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여 대외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과 나아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힘이 땅속에 매장된 유전보다 가치가 크다며 혁신 역량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정부는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를 국정과제로 삼고, 신성장 산업전략, 제2벤처붐 확산전략, 수소경제 로드맵, 혁신금융 비전 등을 추진하며 혁신역량을 키우기 위해 투자해왔다"며 "그 결과 혁신의 힘이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 신규 벤처투자가 사상 최대치인 3조4000억원에 달했고, 2019년도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설법인 수도 2018년 10만개를 돌파했고 2019년 더 늘었다. 유니콘 기업 수도 2016년 2개에서 2019년 9개로 늘어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한 혁신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아직 제2벤처붐의 성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2020년에는 우리 경제, ‘혁신의 힘’을 더욱 키우겠다"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에 1조7000억원,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신성장 산업에 3조원, 핵심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에도 2조1000억원을 배정하는 등 2019년 대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수출·투자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무역금융을 4조원 이상 확대하고 기업투자에 더 많은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며 "지역에서부터 혁신과 경제활력이 살아나도록생활 SOC,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규제자유특구 등 ‘지역경제 활력 3대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