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SAS 애널리틱스 익스피리언스 2019 참가
정재성 한화갤러리아 영업본부 고객전략팀 과장 인터뷰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위기감이 짙어진다. 경기 불황 우려로 구매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국내 백화점 업계가 핵심고객(매출에 큰 기여를 하는 고객층) 모시기에 나서는 이유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챗봇과 데이터 마이닝을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마케팅, 모바일을 활용한 스마트샵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오프라인 유통 상황을 극복하고 핵심고객도 사로잡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임대 매장 위주의 국내 백화점 업태 특성상 데이터 깊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화점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특정 고객이 특정 브랜드에서 얼마만큼의 돈을 썼는지 정도다. 기존 데이터로는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없다.

이에 한화그룹 갤러리아백화점은 AI기반 텍스트 분석 솔루션을 도입했다. 핵심 고객 대상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데이터화해 핵심 고객 단품 정보(색상·사이즈·소재 등)를 획득하고 1:1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했다. 텍스트 분석 솔루션은 음성인식과 메모, 챗봇, 고객사 DB 등 다양한 시스템에 적재된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정재성 한화갤러리아 영업본부 고객전략팀 과장./IT조선
정재성 한화갤러리아 영업본부 고객전략팀 과장./IT조선
정재성 한화갤러리아 영업본부 고객전략팀 과장은 밀라노에서 개최된 ‘SAS 애널리틱스 익스피리언스 2019’에서 이뤄진 IT조선과 인터뷰에서 "핵심고객 대상으로 제공되는 1:1 맞춤형 서비스에 있어 AI 솔루션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2005년 핵심고객 라운지를 신설하고 전통 부띠끄스러운 고객 응대 마케팅 전략에 힘을 실었다. 그 덕에 갤러리아 백화점은 4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핵심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갤러리아는 약 20년 동안 핵심고객을 관리하면서 쇼핑 패턴과 관심사, 구매 내역 등 쇼핑 관련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렇게 축적한 히스토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SAS AI 기반 텍스트 분석 솔루션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핵심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솔루션, 고객 만족도 UP에 새로운 BM 창출 가능성까지"

갤러리아 백화점이 AI 솔루션을 적용한 후 큰 변화가 생겼다. 고객 목소리 하나하나가 모두 반영되면서 그에 맞는 응대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정 과장은 "하이 주얼리 브랜드에서 한 고객이 구매를 망설인 적이 있다"며 "당시 직원과 상담 내역을 SAS AI 텍스트 분석 솔루션에 적용하니 어떤 점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는지가 데이터가 추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원은 실제 고객이 원하는 다른 상품군을 구해 추천했고 이는 곧 구매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AI 분석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BM(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했다. 정 과장은 "브랜드사들은 통상 ERP(전사적자원관리) 데이터를 통해 트랜드를 대략적으로만 예측한다"며 "다만 실제 고객이 관심을 갖는 특정 상품이 무엇인지, 어떤 색상 및 모양을 선호하는지 등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갤러리아 핵심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아이템, 쇼핑 패턴, 요구사항 등 분석 결과를 하이엔드 브랜드와 공유할 생각이다"라며 "추출된 데이터를 통해 각 브랜드사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백화점 입장에선 핵심고객 뿐 아니라 일반 고객에게까지 서비스 제공 폭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다"라고 말했다.

아날로그+신기술…핵심고객 서비스서 필수 요소

정 과장은 인터뷰 내내 핵심고객 서비스에 있어 사람 간 교감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혁신 기술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갤러리아가 추구하는 핵심고객 관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신기술의 조합으로 이뤄진다"며 "갤러리아에서 활용하는 AI 기반 텍스트 분석 솔루션은 현장 담당자가 응대함에 있어 하나의 가이드라인이자 객관적 지표로 판단을 돕는 시스템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갤러리아가 AI 외 다른 신기술 도입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정 과장은 "블록체인이나 IoT(사물인터넷) 등 기술은 명확한 적용범위나 ROI가 있어야 적용이 가능하다"며 "백화점 고객 특성상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생긴다면 IoT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백화점’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