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졌다. 일부 음식 배달 앱 서비스는 일반인도 배달할 수 있도록 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에 부작용도 나온다는 지적이다. 라이더 근무조건이나 외식업체 수익성 악화 등이 속출하고 있다.

몸집 커진 배달시장 "일반인 라이더 모십니다"

24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 평균 55.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폭발적이다. 배달앱 시장 규모 역시 2013년 3347억원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3조원 규모로 커졌다. 배달앱 이용자 증가율도 같은 기간 연 평균 95.7%에 달한다. 2018년 기준 이용자 수는 약 2500만명이다.

배달 앱 시장 규모./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배달 앱 시장 규모./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문제는 이용자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보다 가파르다는 점이다. 매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외식업계도 배달 대행업체도 배달 서비스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대한 많은 주문을 소화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일반인 배달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등장한 이유다. 메쉬코리아와 배달의민족, 쿠팡 등에 이어 최근에는 배달대행회사 바로고도 일반인 배달알바 서비스 ‘바로고 플렉스'를 출시했다. 배민커넥트는 배달 한 건당 4000~5000원을 벌 수 있다. 바로고 플렉스는 건 당 3000원이다.

일반인 이용자가 배달 서비스에 나서면 더 많은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다. 일반인 배달 서비스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이동수단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고 건당 수입을 받는다. 특정 시간에 주문이 몰려도 일반인들이 배달할 수 있도록 해 라이더 풀을 유동적으로 늘리는 효과를 거둔다.

이용자 편의 뒤엔 라이더 간 생존 경쟁·자영업자 비용 부담

일반인까지도 라이더로 나서자 기존 라이더와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배달 앱 서비스에 불만도 덩달아 높아져 문제로 지적된다.

전업 라이더들 사이에선 일반인 라이더가 늘어나 수입이 줄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부 일반인 라이더가 단거리 주문 물량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전업 라이더는 일반인 라이더가 하지 않는, 배송시간이 오래 걸리는 주문만 맡게 된다. 그만큼 이들 수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라이더 간 경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들 소득수준이 높지 않아서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우리나라 플랫폼경제 종사자 규모 추정' 조사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 종사자가 얻는 월평균 소득(세전)은 100만원 이하라는 응답비율(36.5%)이 가장 높았다. 월 평균 소득평균은 약 164만원이었다.

한 라이더는 "일반인 라이더는 최소 50m에 불과한 최단거리 배달주문만 골라 할 수 있어, 하루에 최대 40만원까지 버는 경우도 있다"며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전업 라이더는 대신 2~3㎞ 이상 떨어진 거리를 맡게 되므로 그만큼 수입에 차이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 홈페이지 갈무리
./ 배달의민족 배민커넥트 홈페이지 갈무리
외식 업체도 불만이 쌓인다. 배달 경쟁이 치열해 졌다는 건 그만큼 외식업체가 배달할 음식량이 늘어났다는 뜻이며 곧 외식업체의 수익도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작 외식업체 수익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 외식업소 중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 23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달서비스를 이용한 이후 전년 대비 수익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은 44.3%에 달했다. 오히려 수익이 감소했다는 응답도 19.6%에 달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배달 앱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외식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배달대행수수료와 포장비용 등 부대비용이 이유로 꼽힌다. 배달을 통한 매출액 비중은 전체 매출 중 45.79%지만, 건별 결제액은 배달이 가장 낮다. 배달로 인한 건당 평균 결제액은 1만7884원으로 매장이용 평균 1만8021원, 포장 1만8487원보다 훨씬 낮았다. 해당 결제액에는 배달 서비스에 들어가는 포장이나 수수료 등 부대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음식전문 이커머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최근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반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곳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도 "오배송이나 라이더 사고 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