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한국 반도체 산업계가 24일 ‘제12회 반도체의 날’을 맞았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소재 분야 자립, 중국의 추격과 산업의 장기 불황 극복이라는 과제 속에 한국 반도체 산·학·연 관계자들은 위기 돌파를 다짐했다.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김동진 기자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김동진 기자
이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백두홀 5층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주최한 ‘제1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반도체 수출이 연 100억달러(11조7400억원)를 돌파한 1994년 10월을 기념해 2008년부터 열린 연례행사다.

행사 전인 24일 오전 9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급감한 47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앞서 8일 삼성전자 실적발표에서도 반도체는 햐향곡선을 그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공개한 ‘9월 수출입동향’에서도 반도체 D램 단가 하락세 지속 등으로 9월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려 섞인 소식이 이어졌지만, 주최 측은 ‘반도체 코리아 위상을 높이기 위한 민·관의 긴밀한 협력’을 다짐하며 위기돌파 의지를 다졌다.

행사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진교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 등 반도체 분야 산·학·연 관계자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 핵심 기술은 우리에게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주고 있다"며 "팹리스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할 마중물 역할이 필요한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포용과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중소, 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며 "정부도 세제·규제 완화 등 패키지 지원을 통해 상생 협력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성윤모 장관은 "AI와 5G 등 반도체 관련 새로운 수요가 무궁무진한 만큼 반도체 산업의 앞날은 밝다고 생각한다"며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해 다 같이 합심해서 달려가자"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계의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소재·부품·장비 공급 안정성 확보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 ▲차세대 반도체 기술경쟁력 제고 ▲포용과 상생의 산업 생태계 구축 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4월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의 후속조치로 팹리스 업계 지원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상생편드’ 출자 협약식도 함께 열렸다.

상생펀드협약식 / 김동진 기자 협약식에서는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진교영 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 성기홍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사장, 반도체협회 설계분과 위원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상생펀드협약식 / 김동진 기자 협약식에서는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진교영 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 성기홍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사장, 반도체협회 설계분과 위원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약 1000억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는 내실 있는 팹리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시스템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 전용 ▲High-risk 투자 확대 ▲중장기·대규모 투자 지원 등의 차별성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팹리스 성장을 지원하고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함이다.

한편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반도체 산업에 공헌한 49명에 대한 정부 포상이 진행됐다.

반도체 장비·부품 국산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 서인학 램리서치코리아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동탑산업훈장은 5G 모뎀칩의 세계 최초 상용화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높인 김민구 삼성전자 전무가 수상했다. 그 밖에 산업포장 2명, 대통령표창 3명, 국무총리 표창 4명,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 38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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