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신경경제학자 마테오 모텔리니 인터뷰
"합리적인 결정 위해선 경험에 의존해선 안돼"

"경제를 움직이는 힘은 사실 이성보다는 감정이다. 의사 결정에 있어 AI가 합리적 선택을 도울 수 있는 도구인 이유다. 감정에는 계산적 요소(calculation)가 부족하다. AI는 이러한 면을 충족시켜 준다. AI는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인간 행동의 일반 원리를 탐구하는 사회 과학)과 함께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신경경제학자 마테오 모텔리니는 IT조선과 만나 인공지능(AI)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밀라노에서 개최된 ‘SAS 애널리틱스 익스피리언스(SAS Analytics Experience) 2019’ 현장에서 키노트 연사로 나서 ‘감정 경제학과 선택 설계’를 주제로 발표하기도 헀다.

마테오 모텔리니 신경경제학자 겸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저자./IT조선
마테오 모텔리니 신경경제학자 겸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저자./IT조선
그는 "합리적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보고 싶은 것만 봐서도 안되며 경험에 의존해서도 안된다"며 "AI는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지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Economia Emotiva)’를 통해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저서에서 스웨터 판매량을 예로 든다. A사는 80% 캐시미어를 강조하고 B사는 울 20%를 강조한다. 사실 두 회사의 원단은 동일하다. 그는 "표현만 다를 뿐 동일 성분으로 이뤄진 스웨터이지만 A사 스웨터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도 안되고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공공연히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합리적 선택을 위한 지침 중 다른 하나를 ‘편견 인지’를 꼽았다. 그는 "편견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과대평가한다. 자신이 모든것을 알고 있으며, 친숙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텔리니 학자는 행사 주최 측인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SAS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AS는 사람들이 의사 결정에 여전히 그들의 직관과 감정을 활용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SAS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통해 기업들이 직관적 선택에 의존하지 않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실제 SAS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다양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 금융권 95% 이상이 SAS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AI가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면서 발전해나갈 경우 먼 훗날 인력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주 먼 훗날에는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그러나 AI는 절대로 사람의 감정을 대체할 수 없다. 기술이 아무리 진화하더라도 인간의 물리적 지능 및 감정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