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시장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의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의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 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하나 캐릭터팀 총괄매니저, 김동신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 인터뷰
비트윈이 커플 앱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가 될 수 있었던 비결, ‘메리비트윈’
캐릭터 체형 보정하거나, 색상 바꾸고, 이모티콘 개수 늘리는 등 꾸준히 발전
300만원 목표 ‘메리 쿠션’ 크라우드 펀딩에 1억 가까운 금액 모이기도
애니메이션, 유튜브 진출, 팝업 스토어…끊임없이 새 콘텐츠에 도전
"앞으로도 온라인 공간의 가치를 실생활로 확산시키겠다"
"메리비트윈’은 VCNC가 운영하는 커플 앱 ‘비트윈’의 대표 캐릭터로, 이용자의 감정표현을 도와주는 ‘감초’ 역할을 합니다. 귀여운 메리비트윈 스티커 덕에 싸우던 연인이 다시 사이가 좋아졌다는 이용 후기도 많습니다"
‘메리·밀크’, ‘아이비·그레이’, ‘모찌’, ‘로빈에그’…최근 여자·남자친구와 교제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캐릭터다. IT 스타트업 VCNC는 2011년 커플 앱 비트윈과 함께 캐릭터 브랜드 ‘메리비트윈’을 선보였다. 카카오톡의 ‘카카오프렌즈’나 라인의 ‘라인프렌즈’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김하나 VCNC 캐릭터 총괄 매니저는 비트윈이 커플 앱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캐릭터 ‘메리비트윈’을 꼽았다. 그는 "실제로 이용자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면 캐릭터 때문에 앱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3위 안에 든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이모티콘(스티커)은 메신저의 핵심 기능으로 평가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사람 형태가 아닌 캐릭터도 있다. ‘로빈에그’와 ‘모찌’다. 로빈에그는 ‘새알'을, 모찌는 음식 ‘모찌(떡)’을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이들 캐릭터는 성별 구분이 없고, 디자인도 비교적 단순하다. 로빈에그의 경우 연인 간의 섹슈얼한 이야기도 그림으로 담아냈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로빈에그와 모찌는 디자인이 단순해 이모티콘 하나에 이용자가 다채로운 감정을 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일본의 경우에는 사용자들이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모찌 캐릭터 인기가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메리비트윈 캐릭터를 통통하게 바꿔 선보였을 때, 처음에는 ‘메리를 왜 돼지토끼로 만들었느냐’는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며 "이는 그만큼 사용자들이 메리비트윈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아껴줬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VCNC는 기본적으로 비트윈 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판매해 수익을 낸다. ‘후드티’, ‘크리스마스’처럼 캐릭터에 살짝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충 그린 메리’나 ‘파스텔톤 메리 밀크’처럼 색다른 그림체로 그리기도 한다. VCNC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새 이모티콘을 출시한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창작의 고통은 분명 있지만, 이를 넘어서서 만든 결과물을 이용자분들이 사랑해주시면 얻는 기쁨이 더 크다"며 "이 점이 바로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처음 모금을 시작한 모찌 쿠션의 경우, 준비한 수량 3000개가 이틀 만에 동나 추가 물량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김동신 매니저는 "메리비트윈 인형 등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캐릭터 상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크라우드 펀딩은 제작하기 전에 상품 수요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식이라서 좋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최근 이모티콘과 함께 발매한 ‘후드 입은 메리·밀크 인형의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다"며 "타 업체와의 협업 상품 개발도 제안이 오면 열린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한 백화점에서는 비트윈 캐릭터 상점이 상시 입점해 있다. 김하나 총괄매니저는 "해당 상점의 경우, 일본 백화점 측에서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VCNC에 접촉해 이루어진 사업이다"며 "심지어 내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연락이 올 정도였고, 결국 VCNC 사무실에 찾아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온라인 메리비트윈 몰은 한국 전용 서비스라 해외에서는 비트윈 캐릭터 상품을 구하기 힘들다.
김동신 매니저는 "이 탓에 한국에 여행 온 해외 비트윈 이용자가 VCNC 주소로 찾아와 인형을 사고 싶다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며 "본사에서는 캐릭터 상품을 팔지 않아 죄송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용자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비트윈 플랫폼을 넘어 더 넓은 범위의 팬에게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원작자가 확실한 메리비트윈보다는 보통통이 캐릭터를 만들 때 디자이너가 더 재량껏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설명했다.
김동신 매니저는 "카카오톡에 메리비트윈 브랜드로 입점하려면 프로모션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돈을 내고 입점하는 브랜드 이모티콘 방식으로 출시한다는 점도 새 IP를 만든 이유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캐릭터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미디어이자 매체다"며 "최근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VCNC는 이용자에게 직접 다가가기 위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11월 25일부터 12월 5일까지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과거 한 차례 열었던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한다.
김동신 매니저에 따르면 비트윈 팀의 목표 중 하나는 유료 구독 요금제인 ‘비트윈 플러스’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는 "비트윈 플러스 이용자는 비트윈에 많은 애정을 보여주시는 분들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드리고 싶다"며 "각종 콘텐츠는 물론, 오프라인 행사 등을 개최해 혜택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총괄 매니저는 "캐릭터 사업은 확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메리비트윈과 보통통이 캐릭터에 주력해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고, 온라인 공간의 가치를 오프라인에도 계속 확산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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