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위, 무용론 지적에 "대통령령 아닌 법률로 위상 강화해야"

입력 2019.10.25 15:59 | 수정 2019.10.25 16:21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가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지만, 대통령령에 따라 설치한 자문기구라는 특성상 행정적 구속력이 없다. 4차위 안팎에서는 4차위가 제대로 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법률상 위원회 존재 근거를 명확히 해 법적 구속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진 산업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한국모바일산업협회 회장) 25일 ‘4차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 발표후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정부에서도 4차위를 이어갈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개인적으로 현재 4차위가 대통령령에 의한 자문기구지만, 다음 정부에서는 기본법에 의거한 조금 더 실행력 있는 기구로 격상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장병규 위원장은 "특정 정권에 4차위가 남아 있느냐 없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회에서 변화와 발전 미래에 대한 생산적 논의가 계속 이뤄지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며 "4차위가 아니더라도 사회의 주요한 이슈에 대한 논의를 하는 기구는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 류은주 기자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상용 과학기술혁신위원회 위원장(충남대 교수), 장명희 사회제도혁신위원회 위원장(한성대 교수)도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장병규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불확실성이 큰 변혁의 시대에는 과거 또는 기존의 규칙을 의심 해야한다"며 혁신의 주체인 인재들의 도전과 현명한 시행착오를 지원하는 조력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권고안에 담긴 주요 내용 ▲주52시간제 일률적 적용 등 경직된 법적용 탈피 ▲대학 자율권 강화 ▲6대 전략산업 중심 조력자로서의 정부 역할 ▲개인주도형 의료데이터 이용 활성화 ▲제조 빅데이터 및 산업플랫폼 구축 ▲국가시범도시도 민관합동(PPP)의 협력적 추진체계 구축 ▲농수산식품 분야 잠재력 강화 ▲‘망분리’ 정책 개선 ▲암호자산 법적지위 마련 등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1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든 4차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은 4차 산업혁명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정부의 역할과 정책방향을 제시한다.

"구속력 없지만 순기능 분명 있어"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4차위의 한계점과 정부 관계자들의 참석률 저조에 대한 질문 있었다. 4차위는 대통령령에 근거해 설립한 자문기구기 때문에 권고안을 발표하더라도 행정적 구속력이 없다.

이상용 위원은 "자문기구가 가지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문기구가 있는 것은 순기능도 있기 때문이다"며 "아이디어들이 즉각적으로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민간 중심의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다는 것은 4차위만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고진 위원 역시 "집행력도 없고, 예산도 적지만 그동안 참여했던 자문위 중에서 가장 많은 회의를 하고 활발하게 돌아간다"며 "눈앞의 보이는 계획보다는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의 미래를 내다보고 권고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류은주 기자
장병규 위원장은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 중심이기도 하고,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다"며 "공감대 형성과 생산적 토론을 이끄는 순기능을 위원회가 갖고 있으며, 이번에 발표한 ‘주52시간제 경직된 법 적용 탈피’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여당 위원들이 지적한 장관위원 참석률 저조 문제에 대해 장 위원장은 "장관의 회의 참석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비슷한 생각을 갖고 부처가 잘 협조해 주는 것이다"며 "오히려 스케줄이 빡빡한 장·차관의 일정에 맞춰 회의를 이끌어 가는 것이 더 비생산적이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회의에 참여해 주셨다는 점에서 국감에서 지적한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재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4차위 1기 전체 위원 평균 회의출석률 중 민간위원 출석률은 70.4%인데 비해 정부위원의 회의출석률은 25%에 불과했다.

한편 장병규 위원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장 위원장은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말그대로 지친 것일뿐 다른 뜻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한동안 공적인 의무감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고 싶다"라고 답하며, 뚜렷한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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