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기업·스타트업 업계에 기업공개(IPO) 출사표가 줄을 잇는다. 이에 위축됐던 투자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벤처투자 시장이 성장하면서 더 많은 IPO 성공 사례가 등장할 전망이다.

29일 금융 및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우수 스타트업 IPO가 예고됐다. 캐리소프트는 이날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다음 날인 10월30일에는 매트리스와 가구 제조업체인 지누스가 상장할 예정이다. 11월 초에는 글로벌 해외직구 플랫폼인 몰테일과 전자상거래 쇼핑 플랫폼 메이크샵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가 코스닥에 등록한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2020년 하반기를 목표로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 등을 공동투자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업계는 와디즈가 상장에 성공하면 1조원 규모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와디즈에서 펀딩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IPO에서도 성공한 사례도 등장했다. 17일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아톤은 2016년 3월 와디즈에서 투자형 펀딩으로 9000만원 자금을 조달했을 당시 216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814억원으로 약 8.4배 늘었다. 투자자들은 아톤 상장 이후 7배 이상 수익을 얻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한다.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냈다. 다만 왓챠는 상장 시점과 금액 등 상장 관련 계획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 와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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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훈풍·벤처투자 시장 성장세 타고 IPO 증가

스타트업·중소벤처 업체의 IPO가 잇따르는 이유는 우선 투자 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증시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최근 양국이 합의 발판을 마련하고, 3분기 주요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4분기 이후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캐리소프트가 대표적이다. 앞서 캐리소프트는 올해 8월 IPO를 계획했다. 하지만 당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이유로 IPO를 자진 철회했다. 이후 분위기 반전을 살핀 캐리소프트는 IPO 시장에 다시 도전했다. 관련업계는 최근 투자심리 회복세를 탄 캐리소프트 IPO가 무난히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10월22일 IPO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캐리소프트는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캐리소프트는 사업모델 기반 기술특례 상장을 적극 활용했다. 사업모델 기반 기술특례 상장이란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전문기관에서 사업모델을 평가받아 일정 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심사를 신청할 수 있게 한 제도로 2017년 말 시행됐다. 예비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제도로 꼽힌다. 앞서 올해 7월 언어 빅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인 플리토가 특례상장 1호로 선정돼 상장에 성공했다.

혁신기업 대상 벤처투자 생태계가 활성화된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상장이 늘어나는 것은 투자부터 성장, 투자자 자금회수에 이르는 벤처 생태계 전반이 무르익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비상장기업 투자금 회수 방법으로는 구주매각, M&A(인수합병), IPO 등이 있다. IPO는 기업 입장에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충당할 수 있는 성장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장은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투자금 회수 방법이자 기업성장 방법으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28일 공개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규 벤처투자액 규모는 3조1042억원, 벤처펀드 결성액은 2조 4290억원으로 집계됐다. 벤처투자액은 전년 동기(2조5749억원) 대비 20.6%나 증가한 수치다.

덕분에 투자금 회수 물꼬도 점차 트이는 모습이다.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개년도 투자금 회수 총액은 투자 원금 대비 1.8배를 기록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투자 및 출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투자수익에 대한 비과세 등 세제혜택이 제공되며 투자금 회수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디즈 관계자는 "제2벤처붐을 타고 벤처투자액이 성장하면서 투자시장도 활성화됐다"며 "덕분에 IPO에 도전하는 등 성장 결실을 맺는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