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AI대상] 수상자들의 말말말 "데이터와 인력 부족 해소가 급선무"

입력 2019.11.05 17:53

저마다 ‘데이터와 인력 부족’ 호소
AI 응용 제품과 서비스로 저변 넓혀야
사업 성공 넘어 사회와 산업에 기여 선언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AI)이 떠올랐지만 관련 산업이 자라날 토양은 아직 척박하다. 정부 주도의 AI 정책이 많아졌지만 정작 산업계가 체감하지 못한다. 특히 AI산업의 핵심축인 데이터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분야와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5일 열린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시상식에서도 이러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상자마다 데이터와 사람 부족을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AI 산업 육성 의지를 내건 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공유할 환경 조성과 인력난 해소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쉽지 않은 여건임에도 참석자들은 미래와 희망을 얘기했다. 한고비 어려움을 극복한 덕분인지 자신감도 넘쳐났다. 기술보다 이를 응용한 사업을 활성화해 저변을 넓혀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 전체 시장과 산업을 키워보자는 의견에 박수가 쏟아졌다.
수상자의 수상 소감과 참석자의 의견을 모아봤다.

’2019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 수상 기업이 시상식 후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 / IT조선
◆전재민 진주시 부시장
진주시 관제센터에 들어오는 영상 데이터를 AI를 접목해 분석한다. 진주시민이나 진주시 방문객이 편리하게 교통을 이용하고 범죄로부터 안전하도록 AI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승기 동양온라인 대표
알파고와 이세돌 대결 후 바둑계에 AI 활용 사례가 많아졌다. 기보 분석이나 해설 시스템에서 AI를 상용화하는 추세다. 동양온라인은 AI와 바둑 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AI로 돈을 벌고 있다. 좋은 시스템을 개발해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하겠다.

◆ 유근석 육군교육사령부 전투발전부 대령
AI는 환상도 만능도 아니다. AI로 성과를 내고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군에서는 AI를 통해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지능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앞으로 AI 기술 도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배영우 메디리타 대표
AI 기능의 핵심은 선택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선택 비용이 많은 사업일수록 AI 도입 시 효과가 크다. 신약 개발 분야에 AI를 도입하게 된 계기다. 신약 개발 쪽에 수준 높은 공공 데이터가 많은 점도 이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타 분야에서 개인정보 이슈로 데이터 활용이 제한되는 것과 달랐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데이터가 많더라도 이걸 꿰어서 내가 쓸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베이스(DB)화해서 학습・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메디리타는 1년간 이 과정을 거쳤고 신약 개발에 실제 사용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약이 없어 고통받는 희귀질환자에게 AI를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

수상 소감을 밝히는 배영우 메디리타 대표. / IT조선
◆ 이규호 마인드에이아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우리는 AI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고민하다가 지능에 초점을 맞춰 2003년부터 연구해왔다. 사람처럼 사고하는 AI를 고민하다가 캐노니컬(Canonical)이라 일컫는 자체 데이터 구조를 개발했다. AI 기업 다수가 애플리케이션에 치중한다면 우리는 엔진을 만들어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는 단계에 있다. 우리와 협업할 수 있는 AI 기업과 대한민국 AI를 발전시키고 싶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음성 중심으로 AI 기술을 개발하다가 최근 시각 중심으로 확장했다. CCTV 영상 분석이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을 선보인 상태다. 구글과 IBM 왓슨 등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한국에서는 우리가 처음이다. AI 개발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우리가 개발한 엔진으로 애플리케이션 만들도록 돕고 싶다.

◆배영훈 아이브스 대표
회사 가치를 따질 때 AI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해당 사업 분야의 어떤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AI는 결국 데이터 싸움이기 때문이다. CCTV 영상 분석은 20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진행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CCTV에 담긴 현장 모습이나 소리 등의 데이터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막혔기 때문이다. 이 고비를 넘기고자 돈도 안 받고 CCTV를 곳곳에 설치해줬다. 제발 2달만 사용해달라며 돈도 안 받고 사정했다. 5년간 빌고 다니니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해 이제는 소프트뱅크에서 관심을 두고 해외 고객이 찾아올 정도가 됐다. 해외에 아직 경쟁 업체가 없어서 선제적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10년간 고생했더니 이제야 빛을 보는 상태다.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
우리나라가 90년대에 AI 투자 엄청나게 하다가 2003년 지나서는 끊겼다. 자연어 분석만 남고 나머지 AI 기술은 살아남지 못했다. 핵심 기술 개발 시기를 10년 이상 낭비한 꼴이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김대중 정부 이후 벤처나 혁신 생태계가 미쳐 돌아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90년대 벤처 붐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생태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AI나 블록체인 생태계가 새로 나온 상태다. 정부가 생태계 속에서 활발한 환경을 만들기만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아서 잘 성장한다. 미치게 하는 요소를 정부가 잘 이끌어서 글로벌 AI 선도 국가로 도약했으면 좋겠다.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 / IT조선
◆정송 한국과학기술원(KAIST) AI대학원장
KAIST가 2019년 가을 학기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AI 석사・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AI 교육 육성에 집중하면서 어떻게 하면 AI 전문가를 한국에 끌어모을 수 있을까 생각만 하는 상태다. 원래는 잠을 잘 자는 성격이었는데 두 시간마다 한 번씩 잠에서 깰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한다.
AI 기술력으로 이미 앞서가는 국가가 많아 당장 한국이 글로벌 3위 안에 드는 경쟁력을 갖출 순 없다. 하지만 이 기술 개발에 힘쓰면 연관 산업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산업계를 보면 사업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AI 전문가 인력난에 허덕이는 모습이다. 대기업은 자금이라도 있으니 관련 인력을 데려오거나 재교육하는 등 해결책을 스스로 마련하지만 작은 회사는 AI 전문가 몸값이 비싸고 사람도 없어서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오늘 행사에 참여한 다수 스타트업이 겪는 고민을 어떻게 산학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관 글로벌네트웍스 상무
축산물 유통 플랫폼을 시작하고 보니 축산 업계 카르텔이 얼마나 공고한지 알 수 있었다. 고기 가격이 일부 업계 큰손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을 보며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다. 한우 도축 회사 등과 직접 계약을 맺고 유통 혁신을 시도하면서 기존 축산유통 업계의 협박도 받았다. 창업자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사업 진행에 있어서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우리는 이러한 업계 구조적 어려움을 뚫고 나온 사례다.

◆김동진 에스에프에이 센터장
AI 기술을 개발하다 보니 어떤 제조 분야든지 AI를 접목하면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AI를 적용하는 추세다. 제조 과정 중 사람이 눈으로 봤을 때 구분하기 힘든 부분일수록 AI를 적용했을 때 효과가 컸다. 다양한 제조 산업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

◆한승현 로완 최고경영자(CEO)
수상자는 아니지만 참석자로서 발언하겠다. 의료 분야에서 사업하면서 임상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의사들은 기능이 좋거나 브랜드만을 보고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임상 데이터라는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있어야 구매한다. 로완이 13개 의료기관과 치매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임상으로 가치를 증명하려는 이유다.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린다.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
한 꽃집 옆 3.5평짜리 공간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다. 직원은 몇십 명 수준이지만 우리 솔루션을 쓰는 기업의 매출을 합하면 2800억원, 이용자 수는 800만 명에 달한다. 옷 입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옷을 잘 못 입는 사람이 95%라고 한다.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
SK텔레콤은 2015년에 처음 AI 기술을 활용하고자 AI 스피커인 ‘누구' 개발 논의를 진행했다. 내부 3분의 2가 반대할 정도였지만 당시 초동 물량 3000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실제 상용화하니 시중에 나온 지 이틀 만에 다 팔릴 정도였다. 4년이 지난 이제 월별로 600만명이 이용할 정도다. 앞으로 사람을 위협하거나 경쟁하는 개념이 아닌, 사람을 돕고 보완해주는 AI를 개발하려고 한다. 작게나마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AI를 만들어보겠다.

◆양석용 인텔리콘연구소 공동대표
법률은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사회적으로 합의한 약속이다. 고(高)가치 정보로서 법률에 문제가 생기면 그로 인해 사회・경제적 문제가 크게 발생하게 된다. 인텔리콘연구소가 법률 지식을 AI 기술로써 구현하는 이유다. 법률과 국민 심리 간에 장벽이 높은 만큼 이를 좁히는 데 노력하고자 한다. 중국이나 미국보다 AI 기술력이 뒤처진 상태지만 리걸테크 분야만큼은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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