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 데이터 보관 가능…MS ‘프로젝트 실리카’ 기술 공개

입력 2019.11.06 12:43

SF영화에서나 봄 직한 새로운 데이터 저장 기술이 나왔다. 성인 남성의 손바닥만 한 크기의 유리판에 영화 한 편을 원본 화질 그대로 저장할 수 있다. 수백년 이상 보관해도 데이터 손실이 없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4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하는 ‘이그나이트(Ignite) 2019’ 행사에서 2㎜ 두께의 유리판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프로젝트 실리카’ 기술을 공개했다.

2㎜ 두께의 유리판에 반영구적인 데이터를 기록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실리카’ 시작품의 모습.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이번에 공개한 시작품은 가로세로 각각 75㎜의 길이에 2㎜ 두께의 쿼츠(quartz, 석영) 유리로 만들어졌다. 기존 DVD의 약 10배, 블루레이 디스크의 1.5배~3배에 달하는 75.6GB(기가바이트)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 행사에서는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 사의 1978년작 영화 ‘슈퍼맨(Superman)’의 원본 영상을 담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icrosoft Research)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의 첫 POC(proof of concept)인 이 제품은 초고속 레이저 광학(laser optics)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쿼츠 유리에 데이터를 저장한다. 유리의 표면이 아닌 내부에 데이터를 저장해 데이터 손상을 방지한 것이 특징이다.

라식 수술에서 주로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s)가 초단파의 광 펄스(optical pulse)로 쿼츠 유리의 구조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키고, 적외선 레이저(infrared laser)가 3차원 형태의 픽셀인 복셀(voxel)에 데이터를 암호화해 저장한다. 2mm 두께의 유리판 한 장에는 100층 이상의 복셀을 저장할 수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저장된 이미지와 패턴을 해독해 데이터를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오랜 시간 안전하게 데이터를 저장 및 보존할 수 있는 긴 수명과 안정성이다. 데이터가 기록된 실리카 유리는 충격과 고열, 고압의 환경에서도 변조되지 않고 특성을 유지한다.

기존의 CD와 DVD, 블루레이 등 광학 매체나 자기 테이프, 하드디스크 등은 오랜 시간 보관하면 매체를 구성하는 소재 자체가 열화되어 데이터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MS는 이 기술이 원본 데이터를 약 수백 년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자료를 계속해서 이관할 필요가 없고, 저장매체 보관을 위해 온도와 시스템을 일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없어 데이터 보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광학 헤드를 사용해 데이터를 읽어냄으로써 응답속도가 매우 느린 기존의 광학 저장매체와 달리, 데이터 읽기 및 응답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강조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유리 어느 지점에든지 신속하게 조준할 수 있어 정보 복원의 지연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MS는 이 기술이 개인용도보다는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로 본다. 클라우드에서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최적화된 기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또한, 기업이나 공공 분야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콜드 데이터(cold data, 환자의 의료 기록, 금융 규제 데이터, 법적 계약, 도시 계획 등 사용 빈도는 낮지만 중요한 데이터)’를 보존하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MS는 이번 프로젝트 실리카 외에 차세대 저장장치 중 하나로 데이터를 DNA에 저장하는 저비용·고효율 ‘DNA 스토리지’ 솔루션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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