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타다가 쏘아올린 플랫폼노동 논쟁… ‘라이더는 근로자인가'

입력 2019.11.07 08:52 | 수정 2019.11.07 11:02

고용노동부, 요기요 배달기사 근로자 첫 인정
배달원 노조 "플랫폼기업 근로기준법 회피" 주장
다양한 플랫폼 노동 형태 법 일괄 적용 무리 반론도
정규직·비정규직 나눈 기존 법체계 개선 목소리 고조

고용노동부가 요기요 자회사와 위탁계약을 맺은 배달기사를 근로자로 인정했다. 플랫폼노동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발달로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자 근로자성을 둘러싼 논의에 불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는 기존 법 체계가 새로운 노동 형태를 포괄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6일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요기요 배달 라이더 5명을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들 라이더는 앞서 고용노동부에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등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진정을 넣었다.

서울북부지청은 "구체적인 업무형태와 계약내용을 고려할 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그 근거로 이들이 근로자와 같이 임금을 시급으로 받는다는 점을 들었다. 또 회사 소유 오토바이를 배달기사에게 무상으로 대여하면서 유류비 등을 회사가 부담했다는 점도 근로자성 판단 근거다. 이들 근무시간과 장소를 회사에서 정하고 이들이 회사에 출퇴근 보고를 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들의 임금체불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북부지청은 "휴게시간 등을 제외한 후 급여를 재산정한 결과 체불금품이 없어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관계자는 "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취지 이외엔 위법사항이 없었고 정부 추가 시정요구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성 주장 높아지지만 확대해석은 말아야"

이번 판결은 최근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된 가운데 국내서 내려진 첫 판단이다. 관련 업계가 눈길이 쏟는 이유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의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타다 측이 사실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대하듯 운전기사를 관리감독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플랫폼 기업도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6일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 혁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노동법 회피 수단으로 기술을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플랫폼 기업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적법하게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사업자 입장에선 반칙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정을 모든 플랫폼노동자에 적용해 이들을 근로자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워낙 플랫폼노동 형태가 다양해서다. 현행 근로기준법을 플랫폼노동에 일괄적용할 수 없는 이유다. 심지어 정부는 플랫폼노동 현황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판단을 근거로 요기요플러스 라이더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초기 주문수가 충분하지 않아 라이더 수익을 보장하고자 일정 기간 동안 정액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지급했던 것이며 지금은 변경 적용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서울북부지청 역시 "이 사건 이외의 다른 배달기사와 사업자간 관계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구체적 사건에 근거해 개별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플랫폼노동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과 IT기술의 확산으로 배달 라이더 뿐만아니라 다양한 플랫폼 종사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서다. 기술 발전에 발맞춰 기존 법 체계가 새로운 시대의 유연한 노동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내놓은 ‘플랫폼노동의 주요 현황과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플랫폼노동은 노동 매개방식과 계약, 법률관계, 노무제공에 있어 전통적 노동관계와 다르다"라며 "기존 노동법체계로 플랫폼 노동종사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그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도 "일괄적으로 플랫폼에서 근로하는 이들에게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존 법 체계가 플랫폼노동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만으로만 나뉜 근로형태를 고수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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