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별다른 타격없이 생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없이도 화웨이는 잘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은 내가 관심을 두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런 CEO는 화웨이가 미국 내에서 사실상 사업을 하지 않는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데 뜻을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화웨이 로고. / 화웨이 제공
화웨이 로고. / 화웨이 제공
런 CEO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적대감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물론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뒤라 하더라도 화웨이 방문 시 따뜻하게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탄핵 조사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5월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동맹국에도 화웨이 통신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는 만큼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런 CEO는 "우리는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서 제외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우리를 영원히 그 명단에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WSJ은 화웨이 경영진의 발언을 인용해 화웨이가 여전히 미 기업으로부터 기술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윌 장 화웨이 기업전략 담당 사장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구매 규모는 제재 이전과 비교해 70~80% 수준이다. 법률 전문가는 미 기업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 정부의 거래제한 조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런 CEO는 5G 기술 라이선스를 미국에 주겠다는 2019년 초 화웨이의 발표와 관련해 "우리의 제의는 진지한 것이다"며 "미국은 이를 통해 3년 내 5G 기술 분야에서 화웨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 직원의 스파이 행위 의혹에 대해 "우리는 법 위반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을 한 직원이 있다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