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게임엔진을 만든 에픽게임즈가 한국에서 게임이 아닌 일반산업 분야에서 도약을 준비 중이다. 건축 분야에서 ‘해안'과 ‘레이존’, 영화제작 분야에서 ‘덱스터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뽀로로를 만든 오콘 자회사 ‘The2H’ 등이 에픽게임즈와 손잡고 언리얼엔진을 산업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 김형원 기자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 김형원 기자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7일, 서울 강남구에 자리잡은 에픽게임즈 코리아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많은 일반산업 분야 파트너가 언리얼엔진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 중이며, 간담회를 통해 사전 양해를 얻은 일부 파트너만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박성철 대표는 글로벌 건축 시장에서 한국의 LG사이언스 파크를 설계한 세계 10대 건축회사 ‘HOK’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등이 언리얼엔진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한국 건축 전문 기업 중에서는 신세계 센텀시티몰을 설계한 ‘해안건축'이 언리얼엔진을 도입한다. 프루지오, 힐스테이트, 센트레빌, e편한세상 등 아파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건축 시각화 기업 ‘레이존'도 언리얼엔진을 사용 중이다. 레이존은 언리얼엔진을 이용해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와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빅도어' 실시간 시각화 자료를 제작했다.

CG아키텍트 2019년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언리얼엔진은 건축 분야에서 실시간 그래픽 랜더링 엔진 시장점유율 1위다. 응답자의 30.5%가 언리얼엔진을 테스트 중이라 답했으며, 64.2%가 테스트 중인 랜더링 엔진을 실제 프로덕션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박성철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자료를 인용해 일반산업에서 언리얼엔진 수요가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포레스터컨설팅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시간 랜더링 엔진 도입을 고려 중인 회사는 전체 응답자 중 81%이며, 1년 내에 실제 작업에 실시간 랜더링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라 밝힌 회사는 59%로 나타났다.

방송 분야에서는 KBS, MBC 등이 다큐멘터리 등 교양 프로그램 제작에 언리얼엔진을 활용하고 있다. KBS의 경우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특집 시민의 탄생'에서 언리얼엔진을 사용했다. MBC는 ‘미래인간AI’, ‘10년 후의 세계' 등 다큐멘터리와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 등 예능에서 언리얼엔진을 활용했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그래픽 제작을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도 언리얼엔진을 영화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 영화 ‘명량'과 ‘해운대' 특수효과(VFX)를 만든 모팩 스튜디오도 언리얼엔진을 활용 중이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뽀로로 제작사 오콘의 자회사 ‘The2H’가 언리얼엔진을 활용해 테마파크용 신개념 시뮬레이터 어트랙션을 개발 중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The2H의 어트랙션은 디즈니랜드의 스타워즈 어트랙션처럼 물리적으로 만들어진 우주선에 앉으면 창 밖으로 화면이 펼쳐지는 형태를 갖춘 체감형 시뮬레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