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단 상호 추가관세 부과 조치 취소…무역분쟁 해결 실마리로
미 강경파 반대, 합의 타결까지 난제 산적
무역분쟁과 별개로 기술 패권 경쟁 위해 중국 정보통신 기업 압박 계속할 가능성↑

반년 이상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의 첫 실마리가 풀렸다. 중국 상무부는 7일 양국 협상 진전에 따라 상호 고율 추가관세 부과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무역분쟁 해결로 이어지려면 추가 협상을 비롯, 여러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더라도 미국의 대 중국 정보통신기업 규제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협상단은 앞서 10월, 무역협상 1단계 부분합의에 동의했다. 미국이 중국 제품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리는 것을 연기하면, 중국은 연간 400억달러(46조2520억원) 이상의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는 내용이었다.

중국은 1단계 합의를 계기로 미국측의 고율 추가관세 부과 조치 취소를 요구했다. 미국은 9월 1120억달러(129조5168억원) 상당 중국 제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12월 15일부터는 1600억달러(185조240억원) 상당 중국 제품에 15% 추가 관세를 매길 예정이었다. 이번 협상으로 이 추가 관세가 사라진다.

앞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를 낙관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아직 협상 진전 여부를 공식으로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국 행정부 관리 멘트를 통해 중국측의 발표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를 호재로 받아들인 뉴욕 다우 및 S&P 지수는 큰폭으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일러스트 IT조선 김다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일러스트 IT조선 김다희 기자
미·중 상호 고율 관세 부과 취소가 무역분쟁 종결로 단기간에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이번 조치를 두고 격렬한 반대 여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 중심으로 ‘가장 강력하고 유효한 카드인 관세 부과 취소를 너무 쉽게 내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세 카드를 1단계가 아닌 2단계, 3단계까지 가져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미 부과된, 혹은 12월 부과 예정된 관세를 ▲어느 품목부터 ▲몇 %나▲ 언제 취소하느냐도 관건이다. 무역협상 서명 장소를 둘러싼 양국 정부간 신경전도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재선거 일정을 앞두고 미국 대선 격전지 아이오와를 직접 거론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미국이 아닌 제3국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협상 1단계가 이뤄져도 미국의 중국 기술기업 압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은 중국 기술기업 압박 시 경제 문제가 아닌 ‘안보 및 보안’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가장 큰 압박을 받은 이유다.

미국 재무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중국 바이트댄스(SNS 틱톡 운영사) 대상 국가안보위험 여부 조사, 미국 정부의 대만 TSMC에 대한 화웨이 반도체 공급 제한 검토 요구도 안보와 보안 문제의 연장선이다.

중국은 최근 10년 정부 주도로 정보통신부문 연구개발지출을 매년 10%이상 늘렸다. 그 결과 중국과 미국간 기술 격차는 급격히 줄었다. 스마트폰과 드론 등 정보통신기기, 얼굴인식 기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5G와 인공지능 부문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는 증권가 분석도 나왔다.

이에 미국은 무역분쟁과는 별개인 ‘기술 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중국 및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