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흐릿하게 찍힌 사진 속 분간하기 힘든 차량번호를 뚜렷하게 복원해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범죄 예방, 주차 관리 등 스마트 치안과 생활 안전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7일 제주시 첨단과학기술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vs 사람 : 열악한 차량번호판 식별 챌린지’에 참석해 AI 기술력을 뽑냈다고 8일 밝혔다. ETRI의 AI 기반 `차량번호판 복원기술(NPDR)'은 사람 대표로 출전한 공무원, 학생, 연구원 등 30명과 경쟁해 승리했다.

./ 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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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는 실제 CCTV로 촬영한 차량번호판을 활용해 15문제를 출제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차량 모델과 앞자리는 가렸고, 뒤 4자리 숫자만 문제로 나왔다.

각 참여자는 노트북에 설치한 이미지 툴을 활용해 정답을 유추한 후 제출했다. 대결은 한 문제씩 진행됐으며, 참여자가 답안을 모두 제출한 후 AI가 문제를 풀었다. 참가자들은 무대 앞 화면을 통해 AI가 정답을 유추하는 대략적인 과정과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풀이가 끝나면 즉시 정답이 공개되고 정답을 맞춘 수에 따라 개인별 누적 점수 합산이 이뤄졌다.

100분 동안 진행된 본 챌린지에서 ETRI의 NPDR 솔루션은 100점 만점 중 82점을 기록해 사람 최고 점수보다 21점 앞섰다. 대결에 참가한 장현서 제주 영주고등학교 학생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사진도 AI가 높은 정확도로 판별해 무척 놀랐다"며 "영화에서 희미한 번호판을 자동으로 선명하게 만드는 마법이 나오던 것처럼 ETRI 기술이 실생활에 빠르게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건우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 실장은 "본 AI 기술을 통해 수동적이고 직관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보다 훨씬 신속하고 정확하게 범죄 용의차량을 검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TRI는 본 연구와 관련해 SCI급 3편의 논문을 포함 총 9편의 논문을 작성했고, CCTV 영상 스마트 감시 시스템 및 방법 등 1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기술은 에이투텍 등 기업에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