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업에서 클라우드가 도입되고 있다. 반면 규제와 보안을 이유로 일부 산업군에서는 클라우드 도입이 더디다. 대표적으로 금융 분야를 꼽는다. 미국 대형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이하 BOA)가 IBM과 협력해 퍼블릭 클라우드를 구축한다는 발표는 그런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IBM은 BOA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하던 앱 개발과 비즈니스 워크로드를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써드파티 등 협력사의 서비스도 IBM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지원한다.

한국을 방문한 하리쉬 그라마 IBM 퍼블릭 클라우드 총괄 사장은 7일 한국IBM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BOA 소식이 알려지고 금융사의 문의를 벌써 여럿 받았다"며 "규제가 강한 금융 분야에서의 이번 도입은 IBM 퍼블릭 클라우드의 강점인 엔터프라이즈급 성능을 입증하는 사례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사를 위한 350개로 정의된 세이프가드를 심어서 제공하는 점은 IBM만이 가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에 힘입어 금융, 통신 등 규제가 많은 분야를 타깃으로 입지를 넓히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이미 통신 분야는 AT&T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IBM 클라우드로 이전하기 위한 양사간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하리쉬 그라마 IBM 퍼블릭 클라우드 총괄 사장. / 이윤정 기자
하리쉬 그라마 IBM 퍼블릭 클라우드 총괄 사장. / 이윤정 기자
그가 강조하는 IBM 퍼블릭 클라우드의 강점은 3가지다. 개방형 혁신과 강력한 보안, 엔터프라이즈급 성능이다. 이러한 강점을 배경으로 규제가 까다로운 금융, 통신 분야 등에서 IBM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한국의 금융 시장 확산도 기대감이 높다.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한국의 금융 분야 대응을 위해 준비 중인 정보보호 관리체계 ISMS 인증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다.

JP모건 재직시 퍼블릭 클라우드 이전을 총괄한 경험이 있는 그는 고객의 입장에서 금융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할때 리프트 시프트와 새로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고려하지만, 이들 방법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는 "기업은 온프레미스, 레거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을 현대화할 것이다. 컨테이너화된 기술과 쿠버네티스를 고려할 수 있다"며 "IBM의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전략은 이러한 고객의 현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드햇 인수 후 두가지 중요한 요소도 강조했다. IBM 클라우드에서 엔터프라이즈 쿠버네티스 플랫폼인 레드햇 오픈시프트를 관리 서비스하며 타사 클라우드 보다 풍부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 또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의 가장 강화된 부분은 온프레미스에서도 IBM 클라우드 팩을 활용해 오픈시프트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이다.

그라마 총괄 사장은 "이번 한국 일정에는 금융, 소비재, 게임, SI, MSP 등의 기업 고객을 방문했다"며 "규제가 많아 도입이 어려웠던 산업 분야를 타깃으로 입지를 넓혀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