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믿었던 5G에 배신당했다.

이통3사는 4월 3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기점으로 2019년 내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거듭했다. 5G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필요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고, 5G 기지국 구축 등 설비 투자 증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3분기 합산 매출은 14조191억원, 영업이익은 7705억원이다. 2018년 3분기 대비 매출은 6.8% 늘었고, 영업이익은 14.6% 줄었다. 5G 가입자 증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손해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이통3사 로고. / 각사 제공
이통3사 로고. / 각사 제공
SK텔레콤은 3분기 설비투자(CAPEX)에 6610억원을 집행했다. 2018년 동기 4021억원 대비 2589억원을 더 썼다. 마케팅 비용은 2018년 3분기(7361억원) 대비 517억원 많은 7878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추가로 지출한 CAPEX와 마케팅 비용을 합하면 3106억원이다. 3분기 총 영업이익보다 많다.

KT 3분기 마케팅 비용은 7202억원이다. 2018년 3분기(5838억원)보다 23.4% 늘었다. 3분기 누적 CAPEX는 2조952억원으로 2018년 대비 89% 증가했다.

LG유플러스 3분기 마케팅비용은 2018년 3분기 대비 17.5% 증가한 5861억원이다. CAPEX는 2018년 3분기(2911억원) 대비 169.4% 증가한 7844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당월매출(ARPU)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의 3분기 ARPU는 3만1166원으로 2분기(3만755원) 대비 1.3% 늘었다. KT 3분기 ARPU는 3만1912원으로 2분기(3만1745원) 대비 0.5% 증가했다. LG유플러스 3분기 ARPU도 3만1217원으로 2분기 ARPU(3만1164원) 대비 0.2% 늘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9월말 기준 154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준 KT는 106만명, LG유플러스는 87만5000명이다.

이통3사는 IPTV 등 미디어 사업의 분전으로 실적 악화를 상쇄했다. SK텔레콤 3분기 IPTV 매출은 3337억원으로 2018년 3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가입자도 10만9000명 순증했다.

KT의 3분기 미디어∙콘텐츠 매출은 2018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7013억원이다. IPTV 가입자는 3분기 823만명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지켰다.

LG유플러스 3분기 스마트홈 수익은 5090억원으로 2018년 동기(4831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에 따른 것이다. IPTV 가입자는 전년 동기(390만8000명)보다 11.5% 증가한 435만8000명을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역시 422만5000명로 2018년 3분기(401만명) 대비 5.4% 늘었다.

이통3사는 4분기부터 매출 증가 폭이 마케팅 비용 및 CAPEX 증가 폭을 앞지르면 본격적으로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통사의 전체 무선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5~6%에 불과하다.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더 많은 마케팅비를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 CAPEX 역시 단독규격(SA) 방식 기지국 구축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5G 상용화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이 요원해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