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인프라 없이 킬러앱 논하지 말라"

입력 2019.11.11 06:00

현영권 미디움 대표 인터뷰
블록체인으로 3번째 역사
"BPU 혁신으로 블록체인 기술 신세계 열겠다"

"기반 인프라가 없는데 블록체인 킬러 앱을 논하는 건 시기적으로 이릅니다. 미디움은 유저수 확보를 걱정하기 보다는 블록체인을 제대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세우고자 합니다."

현영권 미디움 대표의 말이다. 그는 2018년 10월 미디움을 설립했다. 미디움은 그래픽 작업을 처리하는 GPU(Graphic Process Unit)처럼 블록체인 처리장치인 BPU(Blockchain Process Unit)를 개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속도향상을 위해 메인넷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메인넷을 활용하는 등 소프트웨어(SW) 방식으로 접근할 때 미디움은 과감히 하드웨어(HW) 접근 방식을 취한 셈이다. 기존의 SW 접근방식으로는 블록체인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치명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영권 미디움 대표. / 미디움 제공
이는 그가 게임과 보안 업계에서 얻은 경험에서부터 비롯됐다. 현 대표는 "게임과 보안 분야에 오랜 기간 몸 담다 보니 블록체인 분야로 자연스럽게 입성했다"며 "블록체인도 결국 보안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 대표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1세대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게임 ‘미르의 전설’ 개발사 액토즈소프트를 창업해 국내 최초로 국내 게임(미르의 전설)을 해외 시장(중국)에 진출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코스닥과 나스닥 상장 경험도 보유했다. 현 대표는 액토즈소프트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후 자회사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를 곧바로 코스닥에 입성시켰다. 미르의 전설 중국 서비스 회사였던 샨다 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영권 대표는 액토즈소프트를 매각한 이후 보안업계에 진출했다. 그는 하우리와 시큐어소프트 등을 인수해 한국 보안 사업을 통폐합하려는 실험적인 시도도 서슴치 않았다. 그 결과 국내 최대 매출 및 해외 수출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던 중 그는 회사 내부인 사기 사건으로 인해 고초를 겪었다.

이후 심기일전한 현 대표는 다시 보안 사업을 시작하며 미디움을 설립했다. 그리고 여기에 블록체인을 과감히 접목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거간다. 보안 기술의 하나인 블록체인 기술 속도가 느려 실생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기술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는 HW 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6월 MWC 상하이에서 미디움은 초고속 블록체인 플랫폼 미디움 블록체인과 마이크로 SD카드를 이용한 스마트폰 콜드월렛 블로키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현 대표는 "블록체인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HW 블록체인 기술이 필수다"라며 "일상에서 블록체인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T조선은 블록체인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현영권 대표를 최근 만났다. 다음은 현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 미디움을 소개해 달라.

"미디움은 SW가 아닌 HW를 활용해 TPS(초당거래속도)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업체다. 중앙처리장치(CPU)가 아닌 블록체인 전용 HW ‘BPU(Blockchain Processing Unit)’를 통해 블록체인 본연의 속성을 그대로 지닌 혁신 속도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혁신부터 디앱(DApp·블록체인 앱) 사업자를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최대 100만 TPS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유일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 HW로 TPS를 개선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20년 전 게임 산업에 있을 때 CPU에서 특정 기능을 분리해 관리해 본 경험이 있다. 게임에서 가장 많은 요구가 들어오는 행위는 ‘이동’과 ‘타격’이다. 끊임없는 마우스 클릭량을 처리해야 한다. 당시 CPU에서 이동과 타격만 분리할 수 있다면 서버가 느려지는 일은 없겠다는 생각에 분리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이러한 개념을 블록체인에 적용한 것으로 보면 된다. 시중에 나와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성능 한계가 뚜렷하다. 서버 컴퓨팅을 처리하는 CPU나 메모리, SSD(Solid State Drive) 등이 트랜잭션과 블록까지 처리하면서 성능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이는 곧 전체 시스템 과부하로 이어진다. 블록체인이 여지껏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다.

미디움은 HW 기반 블록체인 전용칩 BPU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데이터를 따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CPU는 CPU가 잘하는 것을 하고, BPU는 서명과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등을 처리하는 그림이다. BPU를 블록체인 SW 가속 기폭제로 활용하려 한다."

미디움 BPU./미디움 제공
― BPU를 활용했을 때 TPS는 어느 수준으로 집계되는지.

"9월 테스트넷에서 확인한 결과 10만 TPS를 구현했다. 정상급 보안 IP기업 ‘사일렉스’로부터 200만 TPS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공식 평가도 받았다."

― 초고속 TPS를 앞장세운 국내 기업이 수두룩한데도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미디움의 차별 전략은.

"TPS를 앞장 세운 국내 수 많은 블록체인 기업은 아이디어까지는 제시하지만 적용까지 이뤄내지 못했다. 블록체인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는 상태에서 기존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덧입히는 등 TPS를 우회적으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BPU같은 블록체인 전용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상용화 및 킬러앱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블록체인과 기존 시스템이 함께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상용화로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미디움은 기존 블록체인과 호환성을 고려해 하이퍼레저 패브릭으로 설계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우리 성능을 확인한 기업들과 협업 논의가 한창이다.

최근 중국 국영 통신기업인 차이나텔레콤과 기술 시연회를 가졌다. 이를 계기로 초고속블록체인시스템 도입을 위한 개념검증(PoC) 추진 협의를 마친 상태다.

최근에는 국내 IT 기업들과도 초고속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 공급을 위한 벤치마크테스트(BMT, Bench Mark Test), CBT(Close Beta Test)를 진행하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일 내 국내 SI 분야 기업들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의 구축사례를 선보일 예정이다."

― 미디움이 블록체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설치하고 블록체인 상용화 시대를 맞는 것이다. 인프라만 제대로 있어도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BM, Business Model)이 나올 수 있다.

미디움은 블록체인 SW가 탑재된 HW를 기업단에 납품하는 것을 시작으로 먼 미래에는 일반 고객도 마치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작성하듯 블록체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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