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각기 다른 색깔로 AI 시장 공략
SKT는 카카오와 손잡고 KT는 ‘AI 기업’ 선언
LGU+은 필요시 전문 기업과 제휴

이통사업자들이 인공지능(AI) 시대 대비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다. SK텔레콤은 AI 조직을 개편했고, KT는 대대적인 AI 개발인력 확충을 선언했다. AI 전담조직이 없는 LG유플러스는 자체 연구개발(R&D) 보다 타사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편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AI 센터를 4개 그룹으로 재정비했다. AI 서비스플랫폼단을 AI 서비스단으로 분리해 박정호 사장 직속으로 편재했다. AI 서비스단은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 기반 서비스 발굴에 집중한다.

 ./ 각 사 제공
./ 각 사 제공
SK텔레콤은 이현아 AI서비스플랫폼단장을 필두로 AI 조직을 운영한다. 김윤 AI센터장과, 박명순 AI사업유닛장 등이 AI 관련 주요 임원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AI센터를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그룹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 그룹 ▲AI 연구조직 T-브레인 ▲글로벌 AI개발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글로벌 AI그룹은 태스크포스(TF) 지위를 가지며 기존 글로벌 AI개발팀일때와 비교해 위상이 격상됐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개 그룹은 상무급 인사가 이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2017년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CEO 직속 ‘AI사업단'을 만든 이후 조직개편을 매년 단행 중이다. 또한, 10월 28일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모바일 강자와의 결합이 AI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지 주목된다.

‘AI컴퍼니’ 선언한 KT

KT는 최근 AI 전문기업(AI Company)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10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AI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KT에 따르면 현재 AI 전문인력은 400명쯤이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 KT제공
김채희 KT AI사업단장./ KT제공
KT는 AI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산업·업무공간·미래세대 등 4대 분야에 치중한다. 먼저 기가지니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이용하는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4개 지능 영역에서 20개쯤의 AI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4개 영역은 ▲감성∙언어 지능 ▲영상∙행동 지능 ▲분석∙판단 지능 ▲예측∙추론 지능이다. KT는 20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주도할 서비스를 개발한다. 또 AI 엔진 ‘지니’를 탑재한 AI 단말을 2025년 1억개 수준으로 확대한다.

AI 관련 조직개편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KT AI 전담 조직으로는 김채희 상무가 이끄는 AI사업단과, 김진한 센터장이 주도하는 KT융합기술원 AI테크센터 등이 있다.

LG유플러스 "잘할 수 있는 것만 우리가"

LG유플러스는 AI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기 보다 타 사업자와의 제휴로 실리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부문 체제로 조직을 개편할 당시 기존 AI사업부는 사물인터넷(IoT)와 합쳤다.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LG유플러스는 주로 스마트홈 부문이 AI 서비스 개발 업무를 병행 추진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가 자체 AI 플랫폼 ‘누구'와 ‘기가지니'를 기반으로 만든 것과 달리 LG유플러스 AI스피커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버'를 탑재했다. LG유플러스는 클로버를 기반으로 IPTV와 홈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자체적으로 서비스하거나 개발하고, 우리보다 더 잘하는 사업자가 있는 경우에는 제휴 등을 통해 서비스를 같이 제공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