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도 악화 일로를 걷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구원하지 못했다. 캐논과 니콘 등 주요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다. 이들은 예상보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량이 적었다며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캐논은 10월 28일 투자분석설명회서 2019년 예상 실적을 매출 3조6250억엔(38조6254억원), 영업이익 1880억엔(2조31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45.2% 감소한 성적이다.

캐논 EOS RP. / 캐논 제공
캐논 EOS RP. / 캐논 제공
엔고, 미·중 무역마찰뿐 아니라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 부진이 캐논의 실적을 끌어내렸다. 캐논 오피스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보다 6%, 산업기기 매출은 11.3% 줄었다. 나머지 매출 감소분은 모두 디지털 카메라다.

캐논은 2018년 35㎜ 미러리스 카메라 EOS R 시리즈를 출시했다. 쇠퇴하는 DSLR 카메라를 대체할 제품으로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낙점한 것이다.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부품 공급사에 따르면 2019년 캐논의 EOS R 시리즈 판매량은 목표를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콘의 사정은 더 나쁘다. 3분기 니콘 영상사업부의 매출은 1190억5400만엔(1조2684억원), 영업이익은 20억2600만엔(215억8581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1%, 영업이익은 무려 84.7% 줄었다.

니콘 Z7. / 니콘 제공
니콘 Z7. / 니콘 제공
니콘은 렌즈교환식 시장,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예상보다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35㎜ 미러리스 카메라 Z시리즈 판매량 목표도 너무 높게 잡았고, 제품 관련 의사결정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렸다고 시인했다.

니콘은 영상사업부 매출 전망을 2961억엔(3조1543억원)에서 2600억엔(2조7697억원)으로, 이어 2350억엔(2조5034억원)으로 또한번 줄였다.

소니는 캐논, 니콘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디지털 카메라와 이미지 센서를 만드는 이미징·센싱 솔루션 사업부의 3분기 매출은 3107억엔(3조3091억원), 영업이익은 764억엔(8137억원)이다. 소니는 디지털 카메라 부문은 언급하지 않고, 모바일 기기용 이미지 센서가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고만 설명했다.

미러리스 카메라도 침체 분위기에 접어든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구원하지 못했다. 향후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둡다.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2010년 1억2146만대를 기록한 후 꾸준히 감소, 2018년에는 1942만대 수준에 머물렀다. 2019년 생산량은 1600만~1700만대 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