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픽스아트 CEO “포토샵 몰라도 내면의 예술가 만날 수 있어요"

입력 2019.11.12 06:00

[인터뷰] 호브하네스 아보얀 픽스아트 설립자 "누구나 예술가로 만들어드립니다"
이미지 올렸다 악플로 상처받은 딸 보고 앱 발상
누구나 쉽게 창작물 만들고 안전하게 공유할 공간 창출
글보다 이미지 소통 시대…35세 이하가 이용자 80%
K팝 스타 이미지도 글로벌 인기 콘텐츠
AI 추천 넘어 이미지 확대해도 선명한 기술 개발 추진
웹 서비스와 동영상 편집 기능 확대할 계획

고양이 한 마리가 눈 쌓인 들판에 홀로 앉았다. 이 사진 한 장은 곧 저마다 다른 색깔을 뿜어내는, 여러 장의 예술 사진작품으로 승화된다. 글로벌 소셜미디어 이미지 편집 앱 픽스아트(PicsArt) 이용자 손을 거쳐서다.

어떤 이용자는 고양이 등에 날개를 단다. 고양이가 앉아있는 바위 색을 분홍색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고양이 이미지에 좌우반전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용자들은 누가 더 예술적인 콘텐츠를 만드냐를 두고 경쟁한다. 픽스아트가 실시간으로 같은 이미지를 빠르게 공유하는 기존 소셜미디어와 다른 점이다.

호브하네스 아보얀(Hovhannes Avoyan) 픽스아트 설립자 겸 대표는 IT조선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누구나 내면에 있는 예술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이 앱을 만든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 사진과 이미지, 동영상을 만드는 건 포토샵 같은 복잡한 편집 툴을 이용할 줄 아는 소수 사람만의 특권이었다"며 "우리는 특별히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누구나 스마트폰만으로 자기 내면의 예술가와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호브하네스 아보얀 픽스아트 창업자 겸 대표./ 픽스아트 제공
호브하네스 아보얀이 아르메니아 출신 벤처 사업가다. 2012년에 픽스아트라는 앱을 만들었다. 7년이 지난 2019년, 매달 약 10억개, 매초 800개 콘텐츠가 업로드된다. 현재 세계 누적 다운로드수는 6억건을 기록했다. 월간 활성이용자 수도 1억5000만명에 이른다.

2019년 상반기 세계 스마트폰 앱 갯수는 567억개다.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앱만 419억개다.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픽스아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15위를 차지했다.

인기 비결 "모바일용 포토샵…누구나 크리에이터"

픽스아트가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편리하면서도 포토샵으로 편집한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툴을 갖췄다. 아보얀은 "우리가 모바일 세대의 어도비(Adobe)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픽스아트 서비스 핵심은 수천 가지에 달하는 크리에이티브 툴(필터, 브러시 등 사진 편집도구)과 무료 편집 가능한 사진 콘텐츠, 커뮤니티다. 커뮤니티 기능으로는 팬아트를 공유하거나 누가 더 이미지를 잘 만드는지를 두고 경쟁하는 챌린지(Challenge)가 있다. 리믹스(Remix)는 다른 이용자 콘텐츠를 이용자가 자신의 스타일대로 재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커뮤니티 기능이다.

여기에 최근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이 일상에 스며들며 사람 간 소통 방식도 바뀌었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자들은 긴 글보다 이미지와 동영상, 이모티콘 등 시각화된 이미지로 소통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도 매년 발전하고 있어 누구나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도 이유다.

아보얀은 "이제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며 "이용자가 자신의 개성을 시각화된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 툴을 찾으면서 픽스아트는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35세 이하 젊은 세대가 픽스아트 이용자의 80%를 차지하는 이유다.

픽스아트 내 인기 크리에이터 ‘yvonnepferrer’가 만든 작품./ 픽스아트 제공
아보얀이 픽스아트를 개발한 이유는 열살배기 딸 덕분이다. 그의 딸이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그린 이미지를 공유했다. 돌아온 것은 친구들이 남긴 악플이었다. 아빠로서 마음이 아팠다. 그는 누구나 쉽게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 창작물을 만들되, 안전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픽스아트는 이제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창의력을 겨루는 글로벌 소셜미디어 앱이 됐다. 아보얀은 "독특한 셀카에서 화려한 팬아트까지 픽스아트에선 다양한 예술작품을 매일 접할 수 있다"며 "우리도 이용자가 내놓는 콘텐츠에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K-pop(팝) 인기도 픽스아트에 반영된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과 영국, 브라질, 중국 등이다. 이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K팝 스타 이미지다. 한국 이용자도 수백만명에 달한다. 아보얀은 "K팝 인기가 픽스아트에도 반영된다"며 "미국과 독일, 브라질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K팝 스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픽스아트도 서비스도 진화를 거듭한다.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이 숨어있다. 픽스아트는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이용자 콘텐츠를 AI 교육용 데이터셋에 활용한다. 이용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먼저 추천하기 위해서다.

최근 사진 속 작은 물체를 확대해도 이미지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개발해 적용한다. 아보얀은 "비디오 편집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모바일에서 인기있는 편집 툴을 웹 기반 서비스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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