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몰 시대] ㉟“일반인이 수거·검수하는 ‘안심 중고거래’ 땡큐죠?”

입력 2019.11.12 06:00

글로벌 IT 시장의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의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의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의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중고거래 플랫폼 ‘땡큐마켓’을 만든 한창우 어픽스 대표는 사업 초창기 난관에 부딪쳤다. 검수해야 할 매입 물량은 늘어나는 데 인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땡큐마켓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중고품을 매입해 검수를 거쳐 판매한다. 검수 인력 채용이 불가피했다. 아뿔사, 물량이 확 줄었다. 고정 비용 증가에 회사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한 대표는 매입 물량이 증가해도 인력 충원 부담이 생기지 않는 시스템을 연구했다. 답은 데이터베이스(DB)의 활용이다. 그동안 구축한 DB 내 검수 이력과 가격 테이블을 활용하면 땡큐마켓 직원이 아니라도 누구든 일정 급여를 받고 수거 및 검수 업무를 할 수 있다. 주부·직장인 등 일반인이 원하는 시간에 택배 알바를 하는 ‘쿠팡 플렉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창우 어픽스 대표. / 이광영 기자
중고품 매입 가격은 방문 전 고객이 올린 사진을 통해 미리 견적을 내 책정한다. 책정 가격에 고객이 동의하면 땡큐요원이 방문 즉시 수거하고, 고객에게 입금해준다. 땡큐요원이 제품 사진을 찍어 모바일 창고관리시스템(WMS)에 올리면 제품 번호가 생성된다. 수거품은 모두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물류센터로 간다.

이후 구성품 공백이나, 제품 하자, 작동 여부 등 제품별로 DB화 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원뿐 아니라 단기 알바를 하는 일반인의 검수 작업이 시작된다. 검수를 마친 제품은 땡큐마켓에 입고돼 고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한 대표는 "스타트업이 단순 인력 충원만으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며 "DB를 활용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고용 시스템을 만들어 물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보일러 사용 후 잔여 온수를 재활용하는 기술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원하는 고객을 찾지 못해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좋은 아이템에 앞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이 성공의 열쇠라는 점을 깨달았다.

2015년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육아용품 처분의 어려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는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아이템 발굴을 위해 직접 육아용품을 중고 거래하면서 기존 플랫폼의 단점을 파악했다. 중고거래 카페를 활용할 경우 판매자 입장에선 다량의 제품을 한꺼번에 처분하지 못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반면 일대일 거래에 불안감을 느껴 구매 시도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많았다. 한 대표는 여기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류 시스템을 더했다. 고객이 느끼는 번거로움과 불안감은 사라졌고, 2016년 1월 픽셀(현 땡큐마켓)이 탄생했다.

땡큐마켓 홈페이지. / 홈페이지 갈무리
땡큐마켓은 고객이 중고품을 한꺼번에 사고 팔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했다. 땡큐마켓이 고객 1명을 방문해 매입하는 중고품은 평균 20개다. 모바일앱을 통한 거래가 90%, 나머지는 PC다. 편의성을 확인한 고객의 재구매율은 60%에 달한다. 누적 회원수는 12만명이다.

땡큐마켓은 주로 육아용품, 장난감, 유아용 도서 등 아이에게 필요한 중고품을 주로 매입하고 판매한다. 이같은 제품군은 창업 초기 판매의 90%를 차지했지만 최근 프라이팬, 그릇 등 주방용품과 청소기, 전자레인지, 커피 머신, 공기 청정기 등 소형 가전의 비중이 30%까지 늘었다. 육아용품 중고거래를 넘어 카테고리 확장을 요구하는 1인 가구 고객의 목소리가 커져서다.

한 대표는 "그릇이나, 텀블러 같은 식기류는 미사용 제품만 매입하는 데, 판매가격대가 5000~1만원쯤으로 형성돼있어 인기 품목이다"라며 "연필깎이, 액자 등 기존 중고거래가 거의 없는 제품은 물론 ‘다이소’처럼 1000원짜리 물건도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땡큐마켓은 팔리지 않을지도 모르는 중고품 재고를 미리 떠안아야 한다. 손실 우려도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94~99%의 제품이 매입 90일 내 판매된다고 한다. 판매 요청건수는 최근 1년 내 300% 늘었다. 재고량과 회전율에 따라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기에 가능한 수치다. 매입 제품의 하자 확인 전 고객에게 선입금하는 정책도 이런 자신감에서 나온 셈이다.

한 대표는 땡큐마켓에 이미지 프로세싱을 적용해 땡큐요원들이 더 쉽게 검수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6월 대교인베스트먼트, 미시간벤처캐피탈, 한국과학기술지주 등 3곳의 벤처캐피탈로부터 1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그는 "DB화 되지 않은 의류, 잡화, 대형 제품의 경우 명확한 검수가 어렵다"며 "이미지를 기반으로 쉽게 가격을 책정하고 검수하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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