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유경제 대표격인 우버와 위워크가 재정비에 나섰다. 연이은 실적 악화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는 전혀 다른 전략을 택했다. 우버는 핵심 사업 이외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반면 위워크는 핵심 사업에만 집중한다.

./ 위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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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위워크의 회생선언 "사업 매각하고 본질 집중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위워크는 최근 ‘90일 프로젝트(90-day game plan)’를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는 핵심사업인 공유오피스 서비스 외에 모든 사업분야를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대신 대형 고객사에 집중하고 중국, 인도, 남미 일대에서는 사업 대부분을 철수한다.

위워크는 그 동안 인수합병했던 스타트업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위워크는 앞서 여성 전용 사무공간 제공업체인 더윙(The Wing), 오피스 관리 스타트업인 메이드 바이 큐(Made by Q), 모임 전용 웹사이트 운영 스타트업 밋업(Meetup), 파도를 만드는 기기 제조사인 웨이브가든(Wavegarden),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컨덕터(Conductor) 등을 인수·투자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위워크는 설립 초반부터 ‘문어발’을 꿈꿨다. 올해 위컴퍼니(Wecompany)로 사명을 바꾸고 초등교육 및 코딩교육 서비스인 위그로(WeGrow), 셰어하우스 서비스 위리브(WeLive) 등을 선보였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위워크 설립자인 애덤 뉴먼(Adam Neumann) 전 대표는 금융(WeBank)과 호텔(WeSleep), 레저산업(WeSail)을 포함해 항공산업 진출까지도 염두에 뒀다. 다만 그는 수익화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내 사업 확장 전략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영향력을 세계에 확산될 지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위워크 문어발식 경영 행보는 기업공개(IPO) 실패와 기업가치 추락, 애덤 뉴먼 사퇴 등을 계기로 제동이 걸렸다. 위워크는 2018년 매출 18억달러(약 2조원)에 순손실 16억달러(약 1조8570억원)를 기록했다. 위워크는 실적 발표 후 미국 뉴욕증시 IPO 계획을 철회했다. 애덤 뉴먼은 경영위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애덤 뉴먼의 뒤를 이은 아티 민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아마존 출신 세바스찬 거닝햄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인력감축과 핵심 사업 재정비 등을 선언했다.

./ 우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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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사업 다각화 "차량공유 이외에 뭐든"

같은 공유경제 업체인 우버 전략은 이와 완전히 대비된다. 우버 역시 올해 3분기 11억6000만달러(약 1조347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사업모델에 대규모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핵심사업인 차량공유 서비스 이외에 금융과 광고, 인력매칭 서비스 등 사업 다각화 행보에 나섰다.

우버는 최근 다양한 분야 근로자와 기업을 매칭하는 인력서비스 우버웍스(Uber Works)를 선보였다. 우버웍스는 요리사나 청소업자 같은 임시직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회사와 근로자를 연결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최근 우버는 음식배달 대행 자회사인 우버이츠를 통해 광고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우버이츠에 입점한 음식업체에 일정 광고비를 받고 앱 상단에 노출시키거나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이 될 전망이다.

우버이츠는 11월 17일까지 우버 모먼츠(Uber Moments)라는 요리수업과 미식경험 예약서비스를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범운영 기간 중 올라온 서비스에는 중국 만두 요리클래스와 나이지리아식 저녁코스 체험 등이 포함됐다.

우버는 10월 중 금융업 진출도 선언했다. 전자지갑과 직불·신용카드 분야를 담당하는 금융분야 조직인 우버머니를 신설하면서다. 우버에서 차량공유를 제공하는 운전자와 서비스 이용자가 우버 플랫폼에서 보다 쉽게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위워크와 우버 행보가 결국 핵심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공통 행보라고 분석한다.

우버 사업 다각화는 자사 핵심사업 수익성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직불카드를 기반으로 자체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면 신용이 부족한 이들도 우버이츠를 포함한 우버의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워크는 핵심사업 기반을 흔들만큼 무분별하게 확장했던 행보를 멈추겠다는 측면이 크다.

무엇보다 위워크와 우버 모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적극 투자한 기업들이다. 위워크와 우버의 실적 악화로 소프트뱅크 역시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소프트뱅크까지 휘청인 상황에서 위워크와 우버 모두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고삐를 조일 수 밖에 없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우버와 위워크를 계기로 업계도 이제는 회사로서 실적을 보이는 것이 혁신의 또 다른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