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기술 어벤저스, AI '분리수거' 앱으로 STAC 대상 수상

입력 2019.11.12 11:55 | 수정 2019.11.12 19:57

"아리야 이거 어떻게 버려?"

앳된 모습의 한 학생이 빈 우유팩을 들고서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말을 건다. 그러자 스피커는 학생이 든 물체가 우유팩임을 확인한 후 "씻어서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해야 한다"는 답을 한다.

다른 학생이 이번엔 빈 폐트병과 스티로폼을 들고 왔다. 이번에도 AI 스피커는 해당 재활용품을 정확히 구별해 분리수거 방법을 알려준다. 뚜껑과 본체를 구분해 버려야 한다는 점도 짚어준다.

AI 스피커가 이처럼 재활용품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는 건 수천 개의 재활용품 사진으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특정 재활용품을 들고 AI 스피커에 질문하면 스피커는 해당 제품의 사진을 찍은 후 서버에서 학습을 통해 얻은 알고리즘으로 해당 제품을 파악한 후 답한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직접 사진을 찍어 분리수거 방법을 알 수도 있다. 앱에서는 추가로 분리수거 상식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검색 항목까지 제공한다.

스마트사이클 앱을 실행해 사진을 찍기만 하면 어떻게 분리수거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 김평화 기자
여느 스타트업이나 기술 기업이 새로 개발한 서비스 같지만 놀랍게도 주인공은 고등학생들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스마트사이클' 팀이다. 권기석 군을 포함한 4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최근 열린 ‘스마틴앱챌린지(STAC) 2019’에서 해당 앱 서비스로 미래산업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STAC는 청소년 ICT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이자 앱 경진대회다. 학생들이 각각 팀을 꾸린 후 아이디어 제시부터 앱 상용화까지 9개월간 개발 과정을 거친다. 이들을 심사해 수상 팀이 선정된다. 올해는 전국에서 318개팀 1143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IT조선이 스마트사이클팀을 만나 앱 개발 과정과 수상 배경을 들어봤다. 다음은 스마트사이클팀과의 일문일답.

스마트사이클팀이 서비스를 구현하는 모습. / 김평화 기자
—4명이서 팀을 이뤘다면 각자 맡은 역할이 있을 듯하다. 어떻게 되나.

권기석(권): "팀에서 앱 개발을 맡았다."

신승민(신): "AI 개발을 담당했다."

이준형(이): "누구(AI 스피커)와 하드웨어를 맡았다."

박상욱(박): "백엔드 개발이 제 역할이다."

—’스마트사이클’ 앱 개발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

권: "교내 분리수거장을 봤는데 정렬이 돼 있지 않고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STAC에 참여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분리수거 개념만 생각했는데,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의 스마트사이클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

—4월부터 개발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개발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신: "AI 개발하는 게 쉽지 않았다. 쓰레기를 인식해서 분리수거 정보를 알려주려면 AI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학습할 데이터가 없었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인터넷상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찾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직접 다양한 재활용품 사진을 2000장 정도 찍은 후 이미지를 변형 시켜 총 8000장 정도를 만드니 괜찮은 데이터가 나왔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켰다.

—개발을 위해 얼마나 시간을 쏟은 건가.

박: "학교에 다니면서 개발을 하다 보니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쉬는 시간마다 카톡으로 아이디어를 나눴다. 학교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하는데 기숙사 측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취침 시간 이후에도 모여 회의를 하기도 했다. 개발을 마무리하기 3주 전부터는 거의 24시간 매달렸다고 보면 된다."

—대상 수상을 예상했나.

신: "개발 초기에는 예선도 안 될 것 같았다. 개발을 진행할수록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니 기대감이 올라갔다. 엄청난 앱이 된 것 같았다."

권: "결선 때 앱을 소개하는 발표를 했는데 심사위원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 감탄하면서 대상감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이 힘이 됐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게 하는 배경이 됐다."

스마트사이클팀이 STAC 2019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왼쪽 두 번째부터) 신승민 군, 박상욱 군, 이준형 군, 권기석 군. / 김평화 기자
—스마트사이클팀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권: "현재 앱에서 구분할 수 있는 재활용품 종류가 10가지다. 앞으로 더 개발해서 항목을 늘리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예정이다."

이: "분리수거 안내가 시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만큼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과 희의해서 지역마다 도입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각자 생각하는 진로는.

박: "앱 만드는 걸 좋아해서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가 되고 싶다. 판교에 관련 회사가 많은 만큼 그중 한 곳에 취업해서 카카오 같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모르는 사람들이 제가 개발한 것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을 것 같다."

신: "AI 안에서도 머신러닝 기술에 관심이 크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머신러닝 기술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이 혜택을 얻도록 돕고 싶다. 서비스 개발자가 될 것이다."

이: "네트워크 장비 회사를 설립하고 싶다. 다양한 투자를 하면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IT 제품 보급에 힘쓰고 싶다. 저를 발전시키는 발명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스마트사이클 서비스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권: "평등한 교육을 제공하는 기업을 세우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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