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가 올해도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는다. 정부는 행사 기간을 1일~22일까지로 지난해(10일)보다 늘리고 민간이 주도하는 행사로 기획했다.

하지만, 서울 명동을 비롯한 주요 쇼핑 거리와 삼성 코엑스, 백화점 등 쇼핑 단지는 한산하다. 온라인 쇼핑 커뮤니티에도 코리아세일페스타보다 중국 광군제를 비롯한 직구 행사 참여 방법을 묻는 게시물이 훨씬 많다.

오프라인 유통가의 장점, 높은 할인율과 다양한 상품군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속 배송, 할인 쿠폰 등 온라인 유통가 고유의 장점도 발휘되지 못했다. 이에 유통가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대신 자체 할인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 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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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단독 세일 행사를 연다. 270여개 브랜드가 자발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만들어진다. 브랜드 시즌오프 할인, 쇼핑 금액별 백화점 상품권 증정 등 혜택도 마련된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도 연말 세일에 돌입한다. 직매입 상품과 파트너 브랜드, 인기 브랜드 등 대규모로 열리며 온·오프라인 통합 혜택도 제공된다. 온라인 홈페이지는 물론 모바일 앱에서도 할인 쿠폰, 엘포인트 캐시백 등 연말 세일 혜택을 공통으로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유통가도 대규모 할인 행사와 쿠폰, 캐시백 등 혜택을 마련해 속속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11번가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인 11월 11일 자체 할인 행사 ‘십일절’을 열었다. 단순히 인기 상품을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인기 상품만 모아 제공한 전략이 적중했다. 11번가는 이날 하루 역대 최고 거래액(1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G마켓·옥션 운영사 이베이코리아 역시 자체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성공리에 진행하고, 이례적으로 행사일을 12일까지로 하루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의 무기는 다양한 쿠폰을 통한 가격 할인 매력이다. 11월 1일부터 열흘간 판매된 상품 수량은 2700만개다. 한국 국민 세명중 한명꼴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부진은 매년 매출 기록을 뛰어넘는 중국 광군제와 비교된다. 11일 열린 광군제에서 불과 한시간만에 1000억위안, 16조6190억원 매출이 발생했다.

비결은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과 모바일 구매·배송 등 온라인 유통가의 장점, 세제 혜택과 영업 시간 연장 등 오프라인 유통가의 장점을 함께 강화한 점이다. 중국 유통가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골라 배송 시스템과 할인 혜택을 미리 준비했다. 중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살 수 없으니 행사가 외면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상품, 할인율 산정도 아직 유통가 부담이다. 기업이 행사에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할 동기가 있어야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