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내 금융 기업과 손잡고 2020년부터 은행계좌 서비스를 실시한다. 구글 오프라인 직불결제서비스 구글페이 연동 계좌를 금융기관이 발급하는 방식이다. 구글 금융업 진출로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은 금융 시장에서도 맞붙게 됐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시티그룹, 시티그룹 대출업체인 스탠퍼드 연방 크레딧유니언과 손잡고 2020년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캐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한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조선DB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조선DB
구글은 금융업 진출을 위해 기존 금융권과 협력한다는 전략을 택했다. 금융업 라이센스를 별도로 취득할 필요가 없어 시장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소비자 은행 계좌를 개설하려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국가신용조합청(NCUA) 등 금융당국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구글은 이미 인증을 받은 씨티은행과 공동 투자하기 때문에 별도 허가를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 구글계좌는 해당 금융기관 이름으로 출시하게 된다.

구글이 금융업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이유는 고객 데이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 소비하는지 그 내역을 볼 수 있게 된다. 보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미 개인 연락처, 주소는 물론 이동 정보까지 파악하고 있는 구글이 앞으로 월급, 소비 패턴 등 재무 정보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에 앞서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IT 기업은 금융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애플은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아이폰 고객을 위한 신용카드인 애플 카드를 내놨다. 아마존은 JP 모건과 당좌계좌 서비스 제공을 논의한다. 페이스북도 인앱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스북페이’를 금주 중 미국서 출시할 계획이다.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미국 규제 당국과 일부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염려한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거대 IT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면 매우 엄격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구글은 예금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