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9] "잘 키운 게임 하나 열 '양산형 게임' 안 부럽다"

입력 2019.11.15 06:53

"개발 속도·양보다 높은 질" 게임업계에 부는 새 바람
방준혁 의장, 컨콜 이어 지스타서도 ‘웰메이드’ 재차 강조
그라비티, 펄어비스 PC·콘솔 공들여 만든 뒤 모바일 이식 전략
게임으로 다양한 경험 제공하려는 시도 많아져

"이전에는 게임 개발 속도와 장르 선점이 중요한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웰메이드 게임을 제작하려고 노력합니다"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 넷마블 전시장을 찾은 방준혁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양산형 게임’을 빠르게 찍어내는 것보다 독창적이고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3분기 넷마블 컨퍼런스 콜에서도 게임 퀄리티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스타 넷마블 전시장을 찾아 게임을 둘러봤다. / 넷마블 제공
그는 또 "(52시간 등) 근무환경 변화로 인해 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웰메이드 게임을 개발하는 전략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넷마블 한 관계자는 "지스타에서 전시한 신작 모바일게임 4종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A3 스틸얼라이브’, ‘매직 마나스트라이크’도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만드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준혁 의장은 전시한 게임을 둘러보면서 "게임이 잘 나온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MMORPG 장르가 정체된 상황에서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해야 하고, 장르를 융합하려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라비티 김진환 이사. / 오시영 기자
넷마블 뿐만이 아니다. 지스타에 참여한 한국 업체 여럿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게임 개발사 그라비티는 신작 게임 8종을 지스타에서 전시한다. 게임 방치형, 액션, SRPG, 퍼즐 등 다채로운 장르 게임을 만나볼 수 있다. 모바일뿐 아니라 PC, 콘솔로 출시하는 게임도 있다.

김진환 그라비티 이사는 다채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PC게임 라그나로크가 그라비티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경영진을 포함한 다수 구성원이 모바일게임은 단기 수익을 낼 때는 유리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국 PC·콘솔 게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한국 게임 기업에 조언을 건넸다. 그는 "최근 중국은 발전한 개발력으로 빠른 시간에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단기 수익을 창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PC에 단순히 이식하거나 앱플레이어로 실행해도 PC게임의 질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김진환 이사는 "결국 우수한 PC·콘솔 게임을 만든 뒤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임 ‘도깨비’ 소개 영상. / 도깨비 유튜브 채널
펄어비스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한다고 소개했던 ‘도깨비’를 PC·콘솔 플랫폼에서 우선 출시할 계획이다. 함영철 펄어비스 전략기획실장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 판단해 우선 올드 플랫폼에 영향력을 미친 후, 모바일로 이를 확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삼 펄어비스 프로듀서는 "PC, 콘솔 플랫폼에서 최고의 퀄리티로 만든 뒤 이를 모바일에 가져가는 전략으로, 게임의 질적인 부분에서 훨씬 좋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스타에 마련한 펄어비스 스토어 조감도. / 펄어비스 제공
게임을 단지 플레이하는 것을 넘어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도 많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를 게임 외적인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김진환 이사는 "사업부 내에 관련 부서가 있고, 최근 CJ ENM과 논의하기도 했다"며 "당장 수익을 내는 것보다 계속 투자하고 IP의 가치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스타에 처음 참가한 펄어비스는 전시장에 ‘펄어비스 스토어’를 마련했다. 검은사막 관련 캐릭터를 상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흑정령 프라모델 ▲흑정령 LED 무드등 ▲가모스 헤드 스태추 ▲흑정령 망토 담요 ▲집업 후디 ▲티셔츠 ▲양말 등 상품을 판매했다.

이밖에도 많은 게임기업이 e스포츠, 스트리밍 행사 등을 통해 게임 콘텐츠로 ‘보는 즐거움’을 주려고 시도하는 것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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