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안주하던 MS가 디지털 전환 외친 이유

입력 2019.11.19 16:56 | 수정 2019.11.19 19:24

"우리는 남을 돕는 회사입니다. 타 회사와 경쟁하거나 자동차를 만들던가 하지 않습니다. 철저히 플랫폼 회사로 남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미션입니다."

이지은 한국MS 부사장은 19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개최한 ‘마이크로소프트 인비전 포럼(Microsoft Envision Forum)’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확고한 미션을 토대로 조직문화를 개선한 결과 MS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서 성공 사례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인비전 포럼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전환을 조망하는 자리다. 다양한 연사가 자리해 MS를 포함한 세계 주요 기업이 왜, 그리고 어떻게 디지털 전환을 도입하는지 현황을 나눴다.

이지은 한국MS 부사장. / 한국MS 제공
MS는 1975년 회사 설립 후 운영체제(OS)인 윈도와 엑셀과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 제품으로 경쟁사 없이 업계 선두를 지킨 곳이다. 오랜 시간 독보적인 위치를 보유했기에 내부에서 성장이나 혁신, 도전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지은 부사장은 "과거의 MS는 몇 명의 천재가 회사를 바꾼다는 생각이 강했다. 소수 인재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다 보니 팀워크(협동)가 발달하지 않았다"며 "부서별 경쟁도 심해 협업 문화 자체가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MS 조직문화의 문제점은 2000년대 이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모바일 중심으로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애플 등의 선도 기업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내부에서의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MS는 혁신의 일환으로 2014년 2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다. 나델라 CEO는 자신의 역할을 ‘기업문화 큐레이터’로 꼽았다. 매출에 매몰되기보다는 내부 조직문화 개선에 노력을 쏟았다.

이 부사장은 "나델라 CEO는 취임 후 첫 번째 행보로 플랫폼 회사로서의 분명한 미션을 세웠다"며 "이후 조직 문화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나델라 CEO와 직원 간 소통을 높이고 이를 세계 전 지사의 임직원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직원에게 특정 교육을 강요하기보다는 배우는 조직으로서의 문화 재설정도 이어졌다.

업무 환경 변화도 필수였다. 회의실 책상을 직사각형에서 삼각형으로 바꾼 것이 일례다. 회의에 참여하는 모두가 얼굴을 맞대며 협업 문화를 익히도록 이끌었다. 스탠딩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해 효율성도 높였다. MS 일본 지사는 8월 한 달간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실험을 진행해 업무 생산성을 40% 높이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이같은 조직문화의 변화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여정 기반이 됐다"면서 "그 결과 제품 판매 방식이나 사업 방향 등 전반에 혁신을 도입하며 회사 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비전 행사장 모습. / 한국MS 제공
MS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윈도와 오피스 제품 판매를 구매에서 ‘구독’으로 전환했다. 클라우드 기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의 변화를 도입했다.

6개 솔루션 그룹을 초점화해 혁신 사업군을 지정했다. ▲게이밍(Gaming) ▲모던 라이프(Modern Life) ▲모던 워크플레이스(Modern Workplace)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Business Applications) ▲애플리케이션&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데이터&인공지능(Data&AI) 등이다.

‘애저(Azure)’라 불리는 클라우드도 빼놓을 수 없는 차세대 산업군이다. MS는 140여 개 국가 54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인력 확충에 힘쓰는 모습이다. 반도체 회사에서의 이직이 많다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MS의 2018년 총 매출이 120조원이었다. 이중 클라우드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며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파트너십도 현재진행형이다. 스타벅스에는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도입해 제품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 AT&T와는 5세대(G), 엣지 분야에서 기술과 투자를 함께한다. BMW와 볼보 등의 모빌리티 분야와 월마트와 유니레버 등의 유통・소비재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여정을 지속한다.

이 부사장은 "오라클과 SAP뿐 아니라 세일즈포스와 레드햇, VM웨어 등 다양한 기술 회사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 도입을 앞당기고 있음을 강조했다.

MS는 최근 시가 총액 1위를 탈환했다. 향후에는 ▲AI ▲믹스드 리얼리티(Mixed Reality) ▲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에 집중해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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