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하는 공익이자 창업가 그리고 작가 반병현입니다."
사회복무요원 반병현 씨가 자신을 소개한 말이다.
여러 직함을 지닌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혁신의 장벽에 도전하는 개발자다. 고교를 조기졸업한 후 카이스트에 진학해 바이오 및 뇌공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반 씨는 고교 동창들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농업 효율을 올리는 ‘스마트팜’ 스타트업 ‘상상텃밭'도 열었다.
반 씨는 ‘상상텃밭' 업무를 병행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을 선택했다고 한다. 동창들이 산업체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일하며 병역 혜택을 받는 것과 다른 행보다. 병무청으로부터 겸직 허가도 받았다.
2018년부터 복무 중인 그는 이른바 ‘코딩하는 공익'으로 불리게 된 사례를 전했다.
반 씨는 "복무 초반 엑셀 파일 두 개를 하나로 만들라는 지시를 자주 받았다. 같은 업무가 반복되리라 예상했기 때문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이메일을 통해 담당자에게 자동화 프로그램을 전달했는데 해프닝을 겪었다. 국정원으로부터 바이러스 유포자로 의심을 받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는 경험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걸리는 일을 하루 만에 처리해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도 전했다. 반 씨는 4000개에 가까운 등기우편의 등기번호 13자리를 우체국 홈페이지에 입력하라는 업무 지시를 받는다. 그는 "등기번호를 하나하나 홈페이지에 입력하고 인쇄하는 작업은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며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하루에 모든 일을 끝냈다"고 전했다.
이 모든 에피소드를 인터넷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올린 반 씨는 하루 만에 3만여명이 방문하는 경험을 한다. 언론사를 통해 에피소드가 알려지며 ‘코딩하는 공익'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업무 혁신을 원하는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강연 요청도 받았다.
반 씨는 "세상을 바꾼 공익이라는 말을 들을 땐 기분이 좋다"며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런저런 제약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혁신의 장벽에 도전한다. 코딩하는 공익에서 세상을 바꾼 공익이라는 또 다른 별명이 생겼다. 앞으로도 혁신의 장벽에 개발자스럽게 도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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