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구축(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하지만 모두가 쉽사리 발을 떨치지 못한다. 클라우드 도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이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많아서다.

20년 차 온라인 광고대행사인 엠포스는 이같은 고민 끝에 클라우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사 솔루션에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했다. 현재는 개발팀을 운영하며 클라우드 기술 도입에 활발한 모습이다.

홍장유 엠포스 개발팀장은 23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마소콘(MASOCON) 2019’에서 엠포스가 클라우드로 향하는 여정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경험을 나눴다. 마소콘 2019는 국내 유일의 소프트웨어 전문 잡지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마소)가 ‘장벽을 두드려라(Knock the Barrier)’라는 주제로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다.

홍장유 엠포스 개발팀장. / 오시영 기자
홍장유 엠포스 개발팀장. / 오시영 기자
홍장유 팀장은 엠포스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기반을 옮기면서 ‘헤로쿠(HEROKU)’ 서비스를 처음 사용했다고 말했다. 헤로쿠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그는 "회사 워크숍 기간 동안 헤로쿠 서비스로 챗봇 기반의 이벤트를 진행해 클라우드를 처음 사용해보려 했다"면서 "하지만 워크숍 장소가 태국 방콕으로 결정 나면서 한국보다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서비스 이용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워크숍 기간 동안 직원들이 이벤트를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홍 팀장은 "스탠더드 2x 모델을 이용했는데 비용도 많지 않고 이벤트를 잘 마칠 수 있었다"며 클라우드 도입의 계기가 된 순간을 회고했다.

엠포스는 클라우드 도입 초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엘라스틱 빈스톡(Elastic Beanstalk)’을 이용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한데 모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드만 작성해서 올리면 전체 웹 서버가 구축되는 구조다.

홍 팀장은 "AWS 인프라 안에서 완전 관리형 서비스를 사용했다"면서 "소셜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업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엘라스틱 빈스톡이 만능은 아니었다. 세부 설정이 필요할 경우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서버리스 환경에 눈을 돌리게 됐다. 개발자 입장에서 서버를 관리할 필요 없이 코드만 작성하면 됐기 때문이다"면서 "AWS 람다(Lambda)에 주목하게 된 계기다"고 말했다. 다만 AWS 람다도 자체적으로는 유의점이 있었다. 함수의 실제 제한 시간이 15분밖에 되지 않았다. 15분 이상 돌아야 하는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았다.

홍 팀장은 "람다 서비스만 사용하기보다는 오픈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게이트웨이(Gateway) 서비스를 세부 서비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버리스 환경에서 API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면서 "우리는 AWS 람다 레이어(Layers)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어를 사용해 공통 코드의 중복을 방지하고 람다 배포 시간을 축소하는 기능이다.

람다 배포를 위해서는 서버리스 프레임워크에 주목했다. AWS 이외의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관리 비용을 줄이고자 서비스 자동화 사례도 만들어냈다.

엠포스는 이같은 여러 단계의 노력 끝에 한 달 운영 비용을 시간 단위 비용으로 효율화했다. 작업 시간은 6시간에서 3시간으로 50%가량 줄어들었다. 소스 관리도 변경이 생길 때마다 추가 작업을 하기보다는 최신 소스를 자동으로 갖고오도록 반영했다.

홍 팀장은 "클라우드 도입 초기에는 비용이 많다가 운영 기간이 늘면서 기술을 점차 알게 됐고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클라우드는 기술을 알면 알수록 비용이 절감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엠포스는 현재 클라우드 관련 사내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개발 부서에서는 정기 세미나를 진행한다. 직원 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AWS에서 열리는 세미나, 클라우드 교육에도 빠지지 않는다. 페이스북 그룹이나 슬랙 채널도 배움의 통로라는 게 홍 팀장의 설명이다.

"집밥이 다들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매번 비슷한 반찬으로 집밥을 먹기 때문에 영향 불균형이 생기는 것이죠.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로 당장은 사용하는 서비스에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점차 이용할수록 기술적 한계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클라우드는 계속 발전하기 때문이죠. 처음부터 완벽한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조금씩 하다 보면 클라우드의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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