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국산 앱을 탑재하지 않은 스마트 기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애플 아이폰도 제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폰아레나는 2020년 러시아에서 애플 아이폰 판매 금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아이폰11.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아이폰11.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러시아 하원은 21일 자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전 설치하지 않은 기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법은 2020년 7월 발효 예정이다. BBC에 따르면 스마트폰, 컴퓨터, 스마트TV 등이 적용 대상이다. 러시아 정부는 향후 구체적인 기기 종류와 설치해야 할 소프트웨어 목록을 발표할 계획이다.

외신은 애플 iOS가 폐쇄형 운영체제라는 점을 근거로 러시아산 앱이 선탑재된 아이폰 출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iOS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으며, 모든 권리를 애플이 갖는다.

애플이 러시아 법에 따라 정책을 수정하기보다는,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검토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러시아 전자장비 제조 및 거래 기업 협회(RATEK)는 "일부 장치에만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제재로 인해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러시아산 앱이 소비자를 감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러시아 정부는 1일 자국 인터넷을 외부와 차단할 권한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 법을 도입,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법안 지지자들은 해당 법이 러시아 기술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레그 니콜라예프 법안 공동 제안자는 "전자기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 대부분은 서방 국가 제품이다"며 "러시아산 앱을 함께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