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게임 ‘에오스 레드’가 '대작 홍수' 속에서 흥행하는 비결

입력 2019.11.27 06:00

에오스 레드, ‘대작 홍수’ 속에서도 매출 10위권 지켜
신현근 블루포션게임즈 대표도 이용자와 직접 소통
오류 해결 위해 대표가 직접 유저 집 찾기도
최근 매크로 등과 전쟁 중…계정 2만4850개 영구제재
영지전·공성전 등 대규모 전투 콘텐츠도 곧 출시할 듯
신 대표 "출시 100일 기념 이벤트, 다양한 콘텐츠 추가할 것"

8월 28일 출시한 게임 ‘에오스 레드’는 출시 직후 매출 첫 집계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 1위,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한 게임이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 블루포션게임즈는 중소기업이다. 웹툰 기업 미스터블루 게임사업부에서 갈라져 나온 자회사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전문으로 제작한다. 총인원 60여명, 에오스 레드 관련 인원은 40명쯤 된다.

거대 기업과 비교하면 열악한 환경이지만, 에오스 레드는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넥슨 'V4',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등 대작이 쏟아지는 2019년 하반기에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 10위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11월 26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표의 모습, 에오스 레드가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카카오게임즈, 라인게임즈 등 거대·중견 기업 게임과 경쟁하고 있다. / 오시영 기자
최근 모바일게임 흥행 주기가 짧아진 것을 고려하면 출시 100일을 코앞에 둔 에오스 레드가 장기 흥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에오스 레드의 게임 내 인기요인은 1990년대 초창기 MMORPG의 향수를 떠올리게 만드는 게임성, 갤럭시S5로도 구동할 수 있는 낮은 요구성능, 펫, 영혼석 등 아이템으로 압축한 과금 요소 등이다.

게임 외적인 흥행요인도 있다. 게임 이용자 다수는 이 게임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 중 하나로 ‘소통·배려’를 꼽는다. 게임 운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GM 브리핑 장표 중 한 장, 신 대표는 다가오는 주요 업데이트 내용 등을 이용자에게 직접 알린다. / 블루포션게임즈 제공
에오스 레드 개발 PD를 겸하는 신현근 블루포션게임즈 대표도 일선에 나서서 이용자와 소통한다. 그는 에오스 레드 공식 카페에 있는 PD 브리핑 코너를 직접 운영해 게임의 개발 상황 등을 공유한다.

신현근 대표는 8월부터 최근까지 브리핑 총 4개를 올렸다. 정중한 인사말과 이용자가 한눈에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장표를 마련한 것은 물론, 글로도 브리핑 내용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에 더해 게임에 문제가 있으면 직접 사과문을 작성해 올리기도 한다.

그는 19일 브리핑에서 "다음 브리핑은 2020년 1월쯤 오프라인 유저간담회 형태로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간담회는 2019년 서비스를 돌아보고 2020년 추가할 콘텐츠를 선보이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블루포션게임즈 한 관계자는 "공식 카페를 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면서 신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이용자 피드백을 살펴보려고 최대한 노력한다"며 "공지사항 외에도 GM뉴스 코너의 Q&A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자와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출시 전은 물론 이후에도 GM이 Q&A 코너를 꾸준히 운영하는 모습. / 에오스 레드 카페 갈무리
신현근 대표는 게임 이용자 집에 직접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9월, 일부 기기·지역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접속 오류로 인해 에오스 레드를 즐길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 측이 9월 10일 한 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신현근 대표와 기술자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자 허락을 받고 직접 집에 방문해 원인을 점검했다. 이후 접속 오류를 빠르게 고칠 수 있었다. 공식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발 빠른 대처를 칭찬하는 이용자 댓글이 이어졌다.

관계자는 "회사 인력이 많지 않은 탓에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을 때, 회사 내에서만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 탓에 직접 방문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문제가 발생한 이용자를 만나서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접속 오류 해결을 위해 9월 10일 유저 집 방문 계획을 알리고 허락을 구했다. 이후 신 대표와 개발자가 이용자 집에 방문해 문제 원인을 파악했다. /에오스 레드 카페 갈무리
블루포션게임즈는 최근 매크로 등 불법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이용자가 게임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스스로 게임을 플레이한다. 이는 정당하지 않은 플레이로, 공정한 경쟁이 중요한 게임 생태계를 해치게 된다. 실제로 공식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매크로를 잡아달라는 이용자 요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블루포션게임즈 한 관계자는 "에오스 레드는 기본적인 '자동사냥' 기능을 지원하는 게임인데도 적 이용자 공격받았을 때 마을로 귀환하거나, 물약을 사는 등 사소한 조작까지 대신하는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많다"며 "한국 이용자뿐 아니라 중국·동남아 지역 작업장에서도 매크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불법프로그램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게임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불법 이용자를 가려낸다. 회사가 10월 18일부터 한달 조금 넘는 기간에 4차에 걸쳐 영구제재했다고 공지한 계정 수는 총 2만4850개에 달한다.

관계자는 "시원하게 한 번에 뿌리 뽑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력은 적은 데 반해 불법프로그램 이용자가 너무 많아 그렇게는 진행할 수 없어 이용자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다만 불법프로그램 이용자는 물론 개발·유포자에게도 단호하게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사는 법무법인을 통해 개발·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한다. 최근에는 법적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는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 / 블루포션게임즈 제공
블루포션게임즈 한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가 과금 정도에 따라 처벌에 차등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확실히 반박했다. 그는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전부 영구정지 조치를 취한다"며 "과금 정도나 레벨 등 어떤 요소도 조치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에오스 레드는 하반기 대작 출시에 맞서 대규모 업데이트도 준비한다. PD 브리핑에 따르면 영지전·공성전 콘텐츠는 각각 12월, 2020년 1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영지전은 길드 단위 대규모 전투 콘텐츠다. 출시 시점 19개인 영지 세력권을 점령한 길드는, 해당 영지의 골드·다이아 수익을 획득할 수 있다. 영지전의 상위 개념인 공성전은 대도시 성 5개를 두고 겨루는 콘텐츠다. 공성전에서 성을 차지하면 소속 영지 수익 일부를 세금으로 거둘 수 있다.

관계자는 "27일 출시하는 엔씨소프트 리니지2M의 경우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에오스 레드와 리니지2M은 게임성이 기본적으로 다르고, 대규모 업데이트도 앞두고 있어 크게 영향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현근 대표는 ‘에오스 레드’에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는 이용자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전하고 싶다"며 "PD 브리핑을 통해 매달 말씀드리는 것처럼, 앞으로도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주요 이슈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해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는 이용자 제보와 더불어 자체 조사를 통해 엄격한 기준으로 제재하고, 법무법인을 통한 법적 대응도 진행하고 있다"며 "출시 100일을 기념해 풍성한 이벤트와 다양한 콘텐츠로 이용자와의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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