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시장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다.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TV를 쏟아냈다. 가장 많이 찾는 55인치 크기의 4K UHD TV도 30만원대면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과 LG 등 대기업 브랜드를 제외하면 실제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저렴한 가격표만 보고 구매해보니, 광고나 제품 소개자료보다 품질이나 성능, 디자인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다반사다.

Q마크 인증을 획득한 대우루컴즈의 2020년형 65인치 4K UHD TV ‘T6503TU IPS HDR’ 모델. / 대우루컴즈 제공
Q마크 인증을 획득한 대우루컴즈의 2020년형 65인치 4K UHD TV ‘T6503TU IPS HDR’ 모델. / 대우루컴즈 제공
제품 이상이나 고장 등으로 AS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더욱 심각하다. 대다수 영세 TV 업체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팀과 전문 인력 및 기술 없이 사후지원을 진행한다. 서비스 부문만 떼어다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때에 따라 판매 업체가 사라지면서 AS 자체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흔하다. 저렴하다 해도 수십만 원 짜리 TV가 순식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토종 가전 전문업체 대우루컴즈가 팔을 걷어붙였다. 국가 공인 기관의 품질 인증을 통해 중저가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해소하고, 검증받은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루컴즈는 최근 자사의 주력 TV 제품에 대해 ‘Q마크(Q-Mark)’ 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Q마크’란 국제 공인 시험 및 공인 검사기관인 KTC(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서 우수한 품질의 제품과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부여하는 국가 공인 품질 인증 제도다.

김명수 대우루컴즈 가전사업부 사장은 "적당한 제품에 자사 상표만 붙여 수입해오는 중저가 TV가 범람하면서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Q마크 인증을 획득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객관적이고 확실한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다"라고 인증 획득 배경을 설명했다.


Q마크 인증 로고. /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제공
Q마크 인증 로고. /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제공
요즘 소비자들에게 ‘Q마크’는 다소 생소한 인증제도다. ‘KC인증’처럼 국내에서 제품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필수이자 최소한의 안전 인증이 아닌, 업체에서 별도로 신청해 받는 ‘품질인증’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Q마크는 흔히 볼 수 있는 인증마크였다. 국가기관이나 공공 부문에 제품을 공급하는 조달청에서 Q마크 및 KS마크 인증 제품을 우선적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공산품 안전인증, 어린이 보호 포장, 정보통신기기인증,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 등 총 13가지의 법정 의무인증이 KC 인증으로 통합, 간소화했다. 여기에 중소기업 지원 및 인증 부담 해소 차원에서 조달 납품 기준을 최소 KC인증 제품으로 완화하면서 Q마크 인증 제품을 보기 어려워졌다. KC인증만 있어도 조달시장을 비롯해 국내에서 제조 및 판매가 자유로운 만큼 추가 비용이 들고 조건도 까다로운 Q마크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현재 국내 TV 제조사 중 Q마크 인증을 꼬박꼬박 받는 곳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 브랜드밖에 없다. 국내 중저가 TV 브랜드 중에서 Q마크를 획득한 곳은 대우루컴즈가 유일하다"라고 강조했다.

김명수 대우루컴즈 가전사업부 사장. / 대우루컴즈 제공
김명수 대우루컴즈 가전사업부 사장. / 대우루컴즈 제공
Q마크는 제품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제조, 유통, 서비스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거친다. 해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산업 분야별 전문 평가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 ISO 등 국제 표준 규격을 준수하는지 꼼꼼히 따진다.

대다수 영세 TV 브랜드 및 업체들은 그때그때 적당한 공장에서 만들어진 TV에 상표만 붙여 수입하거나, 제대로 된 설비 없이 가내 수공업 수준의 ‘국내 공장’에서 부품만 가져와 제품을 조립해 판매한다. 체계화된 자체 서비스 환경을 갖추지 못한 만큼 애초부터 Q마크 인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대우루컴즈는 국내 자체 R&D 및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외주가 아닌 자체적인 전국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 공장도 국제 표준 인증을 받은 단일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들여오는 만큼 Q마크 획득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TV 제품 외에도 향후 자사의 주력 가전제품에 대해 Q마크 인증 제품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대우루컴즈의 핵심 경영 철학 중 하나가 ‘품질과 타협하면 언젠가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른다’이다. 몇 푼 아끼려다 사후처리로 더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잃기 때문이다"며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잘 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우루컴즈는 가격, 품질, 서비스에 대한 3가지 ‘안심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품질과 서비스에서 타협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이번 Q마크 인증 획득은 대우루컴즈의 노력이 다시 한번 검증받은 결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