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리니지2M 출시로 하반기 MMORPG 전쟁 본격화
경쟁 심화로 주요 게임 연이어 콘텐츠 추가, 이벤트 등 진행
치열한 경쟁 뚫고 어떤 게임이 살아남을지 주목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27일 출시했다. 리니지2M은 첫 집계부터 매출 기준 애플 앱스토어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4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리니지2M 외에도 2019년에는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넥슨’V4’ 등 RPG 장르 게임이 다수 출시됐다. 이들이 매출 차트 상위권에 포진한 상황에서 리니지2M 출시는 또 한차례 격변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다. 장르가 같아 게임 간 이용자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탓일까. 리니지2M과 경쟁하는 게임 기업은 최근 대규모 콘텐츠 추가, 이벤트 진행, PC버전 발표 등 계획을 연달아 밝혔다. 이는 게임 이용자가 이탈하지 않고 자사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월 2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표, MMORPG가 차트를 점령하고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갈무리
11월 2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표, MMORPG가 차트를 점령하고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갈무리
카카오게임즈는 12월 3일, 오픈월드 MMORPG ‘달빛조각사’에 ‘북 2.0 브렌트 왕국’ 콘텐츠를 추가한다. 10월 10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 적용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다. 이 게임은 넥슨 ‘V4’, 엔씨 ‘리니지2M’과 함께 하반기 주요 신작으로 꼽힌다.

우선 카카오페이지 구독자 수가 530만명에 달하는 인기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해 원작 팬의 기대를 모았다. ‘리니지’, ‘바람의나라’ 개발에도 참여한 베테랑 개발자 송재경 대표의 XL게임즈가 게임을 개발하고, ‘패스 오브 엑자일’, ‘프린세스 커넥트’ 등 여러 장르 게임 서비스 경험을 쌓은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해 게임성 면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이 게임은 서비스 5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에 올랐고, 28일에도 7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첫 집계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콘텐츠 업데이트로 추가될 새 보스 중 하나인 ‘지랄론’과 새 지역 ‘세라보그 성 북부’의 모습. / 달빛조각사 카페 갈무리
콘텐츠 업데이트로 추가될 새 보스 중 하나인 ‘지랄론’과 새 지역 ‘세라보그 성 북부’의 모습. / 달빛조각사 카페 갈무리
카카오게임즈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북 2.0 브렌트 왕국’ 업데이트로 대규모 콘텐츠를 추가해 다시 한 번 이용자를 모을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세라보그 성 북부’, ‘고요한 평원’, ‘자작나무 호수’ 등 새 지역 9종과 새 인스턴스던전 2종을 추가한다. 새 던전은 ‘수중 던전(호수의 심장)’, ‘북부 하수도 미로’로, 던전 전용 유니크 장비와 조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요일 던전 선택 난이도 4~5단계를 추가하고, NPC 호감도, 거래소 시스템을 추가·전면 개편하는 등 시스템 변화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북 2.0 브렌트 왕국’ 콘텐츠 사전예약 행사를 진행한다. 사전예약자는 ‘풍요의 두루마리’ 등 인게임 재화를 받을 수 있다. 달빛조각사 공식 카페에서는 ‘업데이트 미리보기’ 코너를 통해 이용자에게 다가오는 업데이트 콘텐츠를 정리해서 차례대로 소개한다.

‘북 2.0 브렌트 왕국’ 콘텐츠 소개 영상. / 카카오게임즈 유튜브 채널

넥슨 ‘V4’도 이용자를 사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 게임은 ‘히트’, ‘오버히트’를 개발한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에서 제작했다.

11월 7일 서비스를 시작한 V4는 원작이 없는, 새 지식재산권(IP)기반 게임이다. 최근 게임계는 개발 과정에서 소스를 활용하거나 마케팅 과정에서 유저에게 다가가기 비교적 수월하다는 이유로 기존 IP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V4는 이와 달라 주목받았다.

이 게임은 우선 실사 그래픽을 활용한 오픈필드, 길드, 세세한 커스터마이징 등 PC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를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이에 더해 5개 서버를 한 곳에 묶는 ‘인터서버’와 모바일 환경에서도 대규모 전투를 지휘할 수 있는 ‘커맨더 모드’ 등을 구현해 V4만의 재미도 제공한다.

넥슨에 따르면 12월에는 V4를 PC에서 별도 클라이언트로 즐길 수 있게 된다. 모바일과 PC, 두 버전은 서로 연동된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이 게임의 주요 매력 포인트로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과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것과 대비된다.

넥슨 V4 PC버전 소개 영상, 실제 게임 장면을 담았다. / V4 유튜브 채널

엔씨소프트의 퍼플은 앱플레이어 방식이지만, V4는 별도 클라이언트로 실행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넥슨은 이 사실을 리니지2M과 퍼플을 사전 다운로드하는 25일에 공개했다.

최성욱 넥슨 IP4그룹장은 "PC 버전 V4의 자세한 정보와 출시 일정을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하겠다"며 "플랫폼 구분 없이 모바일과 PC에 최적화한 그래픽·성능으로 최고 수준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게임은 출시 4일만에 매출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2위, 애플 앱스토어 1위를 달성했다. 2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차트에 4위로 데뷔한 리니지2M보다 높은 순위인 3위를 기록했다.

넥슨은 리니지2M 출시 하루 전인 26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모델로 한 재치 있는 V4 광고를 공개해 존재감을 알렸다. 이 광고는 요리 연구를 담당하는 ‘1종원’부터 ‘V4’ 레이드를 즐기는 ‘100종원’까지 각기 다른 1~100종원이 한집에 산다는 내용을 담았다. 28일 조회수는 21만회에 달한다. 이용자 댓글에는 창의적이고, 재밌다는 반응이 많았다.

백종원이 등장한 ‘V4’ 광고. / V4 유튜브 채널

라인게임즈가 21일 선보인 수집형 RPG ‘엑소스 히어로즈’는 서비스 4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했다. 28일에는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게임은 게임 개발사 우주가 2년간 개발했다. 개발 기간에만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 3번, 비공개 테스트(CBT) 2번을 진행해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라인게임즈는 최근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라인게임즈 한 관계자는 "커뮤니티, 고객센터 등에서 나오는 피드백을 꼼꼼히 검토해 이를 게임에 반영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MMORPG 대작과 경쟁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MMORPG 대작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집형 RPG만의 재미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이용자에게 잘 전달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 / 라인게임즈 제공
. / 라인게임즈 제공
리니지2M 같은 IP를 활용한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서비스하는 넷마블은 새 게임 출시 시기에 맞춘 대형 업데이트를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2016년부터 꾸준히 서비스해온 만큼 원래 해오던 것에 충실히 집중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게임은 2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넷마블 한 관계자는 "짧은 사이에 게임이 연이어 출시돼 우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며 "리니지 2 레볼루션은 서비스하는 동안 한 달에 한 번 정도 꾸준히 콘텐츠를 추가해왔고,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 / 넷마블 제공
. / 넷마블 제공
중소 게임사 블루포션게임즈가 개발한 ‘에오스 레드’는 8월 28일 첫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 1위, 매출 순위 2위에 올라 주목받은 게임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인기 주기가 매우 짧아졌지만, 출시 100일을 목전에 둔 이 게임은 여전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10위를 기록할 정도로 사랑받는다.

이 게임은 28일부터 100일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이용자 간 전투 콘텐츠이자 게임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인 ‘영지전’ 관련 업데이트도 진행한다.

‘에오스 레드’ PD를 겸하는 신현근 블루포션게임즈 대표는 카페에서 이용자에게 100일 인사를 전했다. 그는 "에오스 레드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드렸던 약속을 지키겠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저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현근 블루포션게임즈 대표가 이용자에게 남긴 100일 감사 인사말 전문. / 블루포션게임즈 제공
신현근 블루포션게임즈 대표가 이용자에게 남긴 100일 감사 인사말 전문. / 블루포션게임즈 제공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으로 2017년 출시 이후 한 번도 매출 순위 1위를 다른 게임에 내주지 않은 게임이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이 게임은 자사 신작 리니지2M과 같은 IP 기반 게임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게임끼리 자기잠식(Carnivalization)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리니지M은 V4가 출시하는 날인 11월 7일, 새 직업 ‘신성검사’, 새 서버 ‘이실로테’를 비롯한 대규모 콘텐츠를 추가했다. 신성검사는 이 게임의 9번째 직업이다. 무기에 마법을 부여해 전투한다. 이용자는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을 초기화하는 ‘타임 클리어’, 선택 대상과 위치를 변경하는 ‘포지션 체인지’ 등 고유 스킬을 활용해 전투 상황을 아군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리니지2M 출시 전후인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최고의 혈맹을 가리는 ‘그랜드 크로스 시즌1’ 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모든 서버의 혈맹 중 선정된 혈맹이 ‘아툰 월드’ 서버로 모여 공성전을 벌이는 콘텐츠다. 전투에서 승리한 혈맹은 게임 내 재화 ‘300만 다이아’ 등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리니지M 그랜드 크로스 시즌1 광고 영상. / 엔씨소프트 유튜브 채널

. /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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