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등장에 10년 간 이어진 혁신…규제는 제자리걸음

입력 2019.11.29 16:00

"정확히 10년 전인 2009년 11월 28일 아이폰이 등장했다. 한국 정보통신(IT)업계에 한 획을 그은 이정표다. 이 날을 기점으로 국내 IT 혁신은 모바일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당시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이 제품이 우리 삶에서 이렇게 쓰일지는 상상도 못 했다. 10년 후 미래를 자유롭게 상상하고 바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게 중요한 이유다."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ComeUp) 2019’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간 열리는 컴업(ComeUp) 2019는 세계 창업 붐을 조성하고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다.

그는 이날 오전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김유진 스파크랩스 대표와 함께 ‘대한민국 스타트업: 현재 그리고 10년 뒤'를 주제로 한국 스타트업 현황과 미래를 논했다. 이들은 창업 생태계 기반이 지금만큼 갖춰지지 않았던 10년 전 엔젤투자나 벤처 창업에 뛰어든 이력을 가진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29일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컴업2019 현장에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혁신 생태계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모습./ 창진원 제공
10년 후 스타트업 트렌드는 ‘다양성·지속가능성·인간'

이들은 10년 후 5대 혁신 트렌드로 ‘테크(기술)·혁신·다양화·지속가능성·인간'을 꼽았다.

이들은 기술이 10년 후에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고 내다봤다. 또 지금처럼 새로운 기술은 ‘혁신’이라는 어젠다를 동력으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들은 특히 10년 후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이 새로운 메가 트렌드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점점 개인 욕구와 취향이 세분화된다"며 "기술이 발전하며 취향 요구를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유진 스파크랩스 대표 역시 "세상은 좋아지지만 환경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를 혁신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많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적 혁신'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등장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아직 AI는 거대 담론처럼 존재하기 때문에 기술이 침투하지 못한 삶의 영역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일상 속 어려움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늘어난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 같은 최첨단 기술이 등장했지만 정작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이 해결된 건 별로 없다"며 "미세하고 끈적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까지 발전하지 않으면 기술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 등장 10년 후 오늘, 혁신 생태계 현황은

이들은 아이폰 첫 출시 후 지난 10년 간 국내서도 모바일이 혁신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데 공감했다. 또 벤처 시대를 넘어 스타트업 시대로 넘어오면서 창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 인프라도 10년 간 괄목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반면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규제다.

이택경 대표는 "인프라는 정말 좋아졌지만 규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규제를 만드는 기관이나 입법부 등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지 못하다"라고 꼬집었다.

차정훈 실장은 혁신 생태계 조성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점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차 실장은 "가장 혁신적인 생태계를 가장 보수적인 생태계가 지원하는 셈이다"라며 "이상하게 혁신을 정부의 지원 범위 안에 놓는 순간 혁신이 정체되는 현상도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혁신이 이뤄져야 하는 환경에선 이전과 같은 국가 운영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며 "정부도 혁신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정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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