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10대 청소년이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게임에서 불법 프로그램(핵)을 이용한 사람 1만 5000여명을 색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게임 매체 로드아웃은 26일(현지시각) 1인칭슈팅(FPS)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에 적용할 수 있는 ‘헤스티아넷(HestiaNet)’이라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리스 신화 여신의 이름을 딴 이 시스템은 불과 몇 초 만에 불법프로그램 이용자를 색출할 수 있다.

. / 밸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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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티아넷은 다른 심층학습(Deep Learning)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학습을 반복하면서 기능을 향상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대형 개발팀이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헤스티아넷은 영국의 한 10대 청소년으로 알려진 ‘2eggs’가 만들었다.

그는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가 버그·보안 위험을 알아채도록 도움을 줘 1만달러(1180만원) 이상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2Eggs는 "신화에서 그리스 여신 헤스티아는 불의 힘과 치유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며 "헤스티아넷이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를 잡아내 게임 부정행위를 치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리스 여신의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헤스티아넷은 작동 과정에서 사람 손길을 탈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영상을 검토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결을 내리고, 사용자의 스팀 정보를 확인한다. 제재(신고) 판결을 내리면, 인공지능은 시스템에 결과를 기록하고, 이를 학습해 정확도를 개선한다.

헤스티아넷은 검토한 1만7659건 중 15356건을 신고했고 실제로 1만5104건에 대해 제재가 이뤄졌다.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는 의미다.

로드아웃은 "최근에는 게임 기업이 속임수(불법 프로그램)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다"며 "거대 게임 기업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헤스티아넷은 한 청소년이 침실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다"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