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72년작 마징가Z는 리얼로봇 ‘건담'이 등장하기 전까지 애니메이션 업계 ‘슈퍼로봇’ 붐에 불씨를 당긴 작품이다. 슈퍼로봇은 과학적 근거는 접어둔채 미지의 힘과 에너지를 이용해 박력있는 육탄전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1979년 등장한 ‘기동전사 건담'은 건담 시리즈를 주축으로 ‘보톰즈', ‘드라구나'를 거쳐 현실 기술에 근거에 만들어진 경찰로봇 ‘패트레이버'에 이르기까지 1980년대 리얼로봇 붐을 이끌었다.
1990년에 접어들면서 건담을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 선라이즈는 이제까지 리얼로봇 노선을 벗어나 액션성이 강한 슈퍼로봇 붐에 다시 불씨를 댕기기 위해 ‘용자로봇 시리즈'를 선보인다. 선라이즈의 용자 시리즈는 1997년 최대 히트작 ‘용자왕 가오가이거'를 탄생시키며 2000년대 중반까지 슈퍼로봇 애니메이션 불씨를 이어가게 된다.
애니메이션은 가상의 2001년을 무대로 온 우주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고 간 ‘우주해적 가이스터'가 새로운 보물을 노리고 지구에 침공한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인공 로봇 ‘엑스카이저'는 가이스터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온 우주경찰 카이저즈의 리더다.
용자 엑스카이저 오프닝 및 변신 영상. / 유튜브 제공
용자로봇 시리즈 첫 작품 ‘용자 엑스카이저'는 1981년작 ‘최강로봇 다이오자' 이후 9년만에 등장한 선라이즈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이다.
선라이즈는 ‘기동전사 건담'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10여년간 사실성과 성인이 봐도 만족할만한 인간 드라마를 녹인 리얼로봇 작품을 연달아 선보였다. 성인층도 흡수할 수 있는 리얼로봇이 주류 콘텐츠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어린이를 타깃으로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을 다시 내놓은 것은 당시 로봇 애니 콘텐츠 방향전환이자 일종의 도전이었다.
용자 엑스카이저는 ‘우주에서 지구로 와 지구의 탈것으로 모습을 바꾼다'는 트랜스포머의 요소에 ‘변신·합체' 등 오랜기간 로봇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선라이즈의 노하우가 결합해 탄생됐다는 평가다.
애니메이션 내용은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이다. 매 화마다 적이 노리는 ‘보물'을 설정하고 이를 되찾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잃어버린 뒤 처음으로 알게되는 귀중한 물건의 가치’를 시청자인 어린이에게 일깨우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구성됐다. 이런 이야기 구성은 엑스카이저 후속편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지금은 없어진 장난감 업계 전문지 토이저널 기록에 따르면 용자 엑스카이저 장난감 판매는 초반 순조로웠다. 장난감 제조사 타카라도 판매 수량과 매출에 만족했다 알려졌다.
선라이즈에 따르면 엑스카이저 제작 당시 용자로봇 시리즈 계획은 없었다. 잘 만들어진 구성, 멋진 메카닉 디자인 등 호평으로 속편 제작이 결정됐고, 속편이 다시 시리즈화로 발전됐다.
◇ 1만2000살 에네르기 생명체 엑스카이저
주인공 로봇 ‘엑스카이저'는 트랜스포머와 같은 ‘우주 에네르기 생명체'라는 설정이다. 나이는 1만2000살이며, 우주경찰 카이저즈의 우두머리다. 고향 별 이름은 ‘카이저스타’다.
엑스카이저는 다른 메카닉과의 합체에 따라 로봇의 모양은 물론 공격무기가 변화된다. 트레일러 모양의 킹로더와 합체하면 ‘킹 엑스카이저'로, 드래곤제트와 결합하면 ‘드래곤 카이저'로 변신한다. 또, 킹 엑스카이저 상태에서 드래곤제트를 결합하면 ‘그레이트 엑스카이저'라는 거대로봇이 된다. 엑스카이저의 힘을 강화하는 메카닉은 다른 차원을 통해 엑스카이저에게 다가온다.
그레이트 엑스카이저 합체 장면을 담은 영상. / 유튜브 제공
오오카와라는 엑스카이저 이후 ‘제이데카', ‘마이트가인', ‘가오가이거'에 이르기까지 용자로봇 시리즈 메카닉을 창조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