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향후 2년~3년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강력한 경쟁자 애플이 진입을 미루는 사이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 라인에 선제 투자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세미나허브는 4일 서울 영등포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2020년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의 생존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강연자인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이 위와 같은 분석을 내놨다.

윤주호 팀장은 삼성전자가 2020년 폴더블 스마트폰 2~3종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품 라인업을 넓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제품에는 갤럭시폴드처럼 좌우로 접는 디자인을 비롯해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 디자인, 2번 이상 화면을 접는 N자형 디자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를 앞세워 ‘실용적인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해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것처럼, 삼성전자도 갤럭시폴드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입지를 튼튼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 시리즈로 시장을 선점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에 나서리라는 것이 윤주호 팀장의 예측이다. 나아가 애플과 중국 제조사로의 패널 공급도 전망할 수 있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 장미 기자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 장미 기자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미루는 사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선제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스트레처블(화면이 늘어나는 방식) 폼팩터에 관심을 갖고,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주호 팀장은 "애플은 폴더블 글래스, 방수·방진 기능 등 제품 내구성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에야 시장에 진입할 것이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기까지 2년~3년 정도 걸릴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사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에 선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3년 이후 이어질 애플, 중국 등 경쟁사의 추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화웨이, 샤오미 등이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폼팩터 특허를 속속 출원한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플렉서블 OLED 개발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중국 화웨이는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를 출시해 삼성전자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영하 5℃ 이하에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경고문, 디스플레이가 울퉁불퉁해지는 결함이 보고됐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인지도를 상당 부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윤주호 팀장은 "화웨이 메이트X 성능은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은 삼성전자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대결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아가 세계 1위 스마트폰 판매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강력한 지원자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거론됐다. BOE가 저렴한 가격으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내놓은 덕분에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BOE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덕분에 손해를 감수하고도 공격적인 투자를 벌일 수 있었다.

윤주호 팀장은 "중국 업체가 정부 지원을 통해 LCD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OLED 시장 공략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 투자를 늘리면 중국 정부도 자국 기업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외에도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0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주호 팀장은 "현재 시장 전망치는 3억1000만대 정도이나, 3억5000만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연스레 디스플레이 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사양이 강화되면서다. 윤주호 팀장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하이엔드급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추세다"며 "삼성전자 차기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31, A51, A71 등에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