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페이스북에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이제 희망이 보이지 않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그동안 이혼을 반대하던 입장에 반하는 결정이다. 노 관장도 페이스북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다"며 힘든 결정임을 전했다.

4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이날 서울가정법원에 최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대한 반소를 제기했다.

노소영 관장(왼쪽)과 최태원 회장. /조선 DB
노소영 관장(왼쪽)과 최태원 회장. /조선 DB
그동안 노 관장은 최 회장과의 이혼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맞소송으로 그동안의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 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다"라며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다"고 밝혔다.

노 관장은 또한 "그러나 이제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됐다"며 "그래서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적었다.

노 관장은 이어 "목숨을 바쳐서라도 가정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 믿었으나 이제 그 '가정'을 좀 더 큰 공동체로 확대하고 싶다"며 "여생은 사회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의 이혼소송은 최 회장이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고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이혼 조정은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부부가 법원의 조정에 따라 협의 이혼하는 절차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정식 소송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노 관장이 이날 이혼 의사를 공식화함에 따라,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최태원 회장의 재산 분할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 회장의 자산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