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FCC는 11월 미국의 지방 통신사들이 '유니버설 서비스 펀드(USF)'를 통해 화웨이와 ZTE 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USF는 미 연방정부가 미국 중소 무선통신업체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5일(현지시각) CNBC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 연방 제5 순회 항소법원에 FCC가 화웨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분류할 때 화웨이에 적절한 법적 보호 절차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FCC의 결정을 위법으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화웨이는 FCC가 미국 헌법, 행정 절차법 및 기타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선전캠퍼스. / IT조선 DB
화웨이 선전캠퍼스. / IT조선 DB
송 리우핑 화웨이 최고법률책임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 사이버 보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지트 파이 FCC 의장과 여러 FCC 위원들이 화웨이가 보안 위협에 해당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할 그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2018년 3월 FCC가 처음 금지 제안을 제정한 이후 화웨이와 미국 지방의 통신사들이 제기하고 있는 사실과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FCC의 이번 결정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거주민과 기업들에게 어떠한 해로움을 주는지를 정리한 21개의 세부 의견서도 제출했지만, FCC가 이 역시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몬태나주 및 켄터키주의 소도시와 와이오밍주의 농촌지역 등에 있는 미국 전역 지방 통신사들은 장비의 품질과 무결성을 고려해 화웨이와 협업하기로 결정했다"며 "FCC가 미국의 지방 커뮤니티들을 연결하려는 공동의 노력을 중지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렌 나거 화웨이 법률 소송 담당 변호인은 FCC가 자체적으로 화웨이와 다른 중국 회사를 겨냥해 기준이 약한 규칙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FCC는 국가 보안과 관련된 판단을 내리거나 해당 판단에 의해 USF 운용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결국 FCC의 이번 결정은 법에 의해 규정된 위원회의 권한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FCC가 화웨이를 국가 안보의 위협요소로 지정한 것은 법적⋅사실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FCC의 결정은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 중국 법에 대한 오해와 부적절하고 신뢰할 수 없는 사고에 기반한다"며 "본 결정은 가장 부끄러운 편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웨이는 FCC의 결정이 소규모 통신사업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FCC 결정은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는 미국 지방 도시들의 연결성 개선을 저해하는 것이다"라며 "외딴 지역이나 복잡한 지형이 있는 곳, 그리고 거주자가 많지 않은 농촌에는 다른 통신장비 기업이 진입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자’ 혹은 ‘단순히 화웨이 장비를 다른 업체로 교체하자'는 주장은 수억 달러의 비용 소모를 불러오고, 심지어 소규모 통신사업자들을 파산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제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