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고객 잡아라"…제약사에 효자된 코스메슈티컬

입력 2019.12.08 06:00

국내 제약사, 뷰티 시장 눈독…적은 투자 비용 대비 효과 높아
의약품+화장품 ‘코스메슈티컬’ 급성장
사업 다각화에 일반 소비자 확보하며 매출 증가

국내 제약사가 뷰티 시장에 눈길을 돌린다. 개발 비용과 시간을 따졌을 때 신약보다 화장품이 훨씬 수월할 뿐 아니라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일찍이 시장에 진출한 일부 제약사는 화장품 매출이 전체 수익의 20%쯤을 차지한다. 여기에 미용기능과 치료 기능을 더한 코스메슈티컬(Cosmetic+Phamaceutical)에 소비자 신뢰가 더해져 시장이 한껏 달아오른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뷰티 시장 소비자 모시기에 나섰다. 이미 40여개 국내 제약사가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이들 제약사는 쌓아놓은 기술력과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새로운 고객층과 수익원 창출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이란 의학적으로 검증된 기능성 성분을 포함한 화장품을 말한다.

./픽사베이 갈무리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기능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5000억원쯤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이 약 13조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4%쯤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연간 15%라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다.

이는 국내에만 부는 바람이 아니다. 코스메슈티컬 시장 확대는 세계적 현상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6년 43조원쯤으로 추정된다. 전체 화장품 시장 성장 속도보다 25% 더 빠른 추세를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이 시장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는 이유다.

핫(HOT)한 인기에 제약사 함박웃음

제약사 중 화장품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대표적인 곳은 동국제약이다. 일명 ‘코덕(코스메틱 덕후)’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은 동국제약 마데카크림이다.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 제조에 사용하던 병풀잎 유효 성분을 고농도로 추출했다. 화장품 정보분석 플랫폼 ‘화해’ 앱에서 마데카크림은 크림 부문 60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를 끈다.

실제 지난해 동국제약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40억원)쯤을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생산설비를 확대해 마데카크림뿐 아니라 앰플과 토너, 팩 등 수십가지 화장품을 시장에 내놓는 이유다.

2017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동화약품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은 해외서 인기를 끌다가 최근에는 국내서도 각광받는다. 활명은 활명수 생약 성분을 선별해 만든 코스메슈티컬이다.

동화약품은 최근 글로벌 뷰티숍 세포라 코리아 매장에 자사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는 기존 병의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던 동화약품 코스메슈티컬 제품들을 일반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매출 확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과거 동화약품의 기존 화장품 브랜드 ‘인트린직’과 ‘레다’는 병의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던 더마 제품이라 소비자와 접점이 거의 없었다.

동아제약은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을 10월에 선보이고 뷰티 시장을 노크했다. 대표 제품군은 흉터 치료제 노스카나겔 주요 성분인 헤파린, 알란토인이 함유된 '노스캄 리페어'와 박카스 주성분 타우린을 넣은 '옴므' 등이다. 노스캄에 함유된 헤파린, 알란토인은 피부 손상을 개선하고, 옴므에 들어간 타우린 성분은 지친 피부에 활력을 준다고 알려졌다.

시간과 비용 절감·사업 다각화·일반 소비자 확보가 이유

업계는 앞으로 더 많은 제약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한 제약사들이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타 제약사가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최소 5%에서 최대 20%까지 전체 매출에 영향을 준다"며 "신약 개발 때보다 비용은 줄이되 사업은 다각화하면서 이득을 보는 구조라 많은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가 뷰티 시장에 진입할 경우 얻는 이득은 한 둘이 아니다. 이미 갖춰놓은 기술력에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접목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

신약 개발보다 개발 시간과 비용도 단축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 대비 화장품 개발 기간이 훨씬 짧고 수월하다"며 "신약개발에는 최소 10년이 걸리는 데다가 연구 개발 비용도 막대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화장품 개발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능성과 안전을 겸한 제품을 믿고 살 수 있다. 유명 의약품 성분을 화장품에 넣는다는 것 자체로 검증은 생략된다. 이는 별도의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기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갖춘 제약사는 그 자체로 이미 신뢰를 얻은 셈이다"라며 "브랜딩과 마케팅에 힘을 쏟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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