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터 양 시노켐 블록체인 총괄 전화 인터뷰
거래시 여전히 종이 쓰는 석유화학 산업
블록체인 도입해 거래 효율성·투명성 UP
B2B 사업을 소비자기업시장(C2B)으로 전환
C2B 사업에 리워드 필수…디지털 자산 필요성 강조

원유 거래 시장은 독특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아직도 수백개 종이 서류가 드나든다. 이를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만큼 데이터 오류도 빈번하다. 국가·기업·항만별 활용 서류 양식도 달라 이에 따른 검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전통 원유·에너지 기업이 블록체인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중국 국영 석유 기업 시노켐(Sinochem·중국화공그룹)은 전통 에너지 기업 중 자사 원유 거래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세계 유수 기업들이 이 회사를 주목하는 이유다.

시노켐은 2018년 중국 취안저우에서 싱가포르까지 석유화학 제품을 거래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거래 확인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최근에는 유수의 다국적 기업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원유 거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사기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포레스터 양 시노켐 블록체인 부문 개발총괄./시노켐 제공
포레스터 양 시노켐 블록체인 부문 개발총괄./시노켐 제공
IT조선은 포레스터 양 시노켐 블록체인 개발 총괄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시노켐의 블록체인 개발 현황을 들었다. 베이징에 머무는 양 총괄은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미국 최대 농기계 업체 존디어를 거쳐 현재 시노켐에서 블록체인 팀을 이끌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전통 기업이 혁신 추구하는 이유

시노켐은 혁신을 추구한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20번 이상 이름을 올린 이유도 혁신에 있다. 기존 방식을 중시하는 전통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위해서는 감싸 안아야 할 리스크가 크다. 새로운 기술이 현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전통 기업이 블록체인을 도입에 열중하는 이유는 뭘까.

양 총괄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비효율적인 거래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종이거래를 꼽는다. 대부분의 산업이 디지털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산업은 여전히 거래 시 종이 서류를 활용한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거래 투명성은 높이고 거래 비용은 기존 대비 20~30% 절감하는 등 석유 화학 산업 표준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양 총괄은 "기존 종이 기반 서류 작업을 스마트계약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또 데이터 오류를 제거하고 거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노켐 홈페이지 갈무리
./시노켐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 위해 시노켐은 첫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로 원유(crude oil) 거래를 시도했다. 고객사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양 총괄에 따르면 시노켐은 현재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양 총괄은 "중국서 한 사람이 일년에 소비하는 원유 양은 약 3배럴(360리터) 정도"라며 "(다양한 방면으로 원유가 소비되는 만큼)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노켐은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만 활용하는게 아니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총망라한다. 이는 기업간거래(B2B) 또는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로 진행되는 현 석유거래를 소비자 기업 거래(C2B)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그는 "중국판 우버잇츠로 통하는 ‘메이투안’이라는 중국 O2O 생활 플랫폼 서비스는 개개인이 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다"며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면 에너지 분야에서도 개개인 맞춤형 소비가 가능해 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한 주민이 하루 동안 모은 전기를 쓸 필요가 없는 상황이 닥칠 때, 이 주민은 전기를 필요로 하는 지역 회사 또는 공공기관에 판매할 수 있는 셈이다.

디지털 자산 도입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양 총괄은 "개인화 서비스를 위해 플랫폼 참여에 따른 리워드 시스템이 필수다"라며 "여기에는 디지털 자산이 필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