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에서 근무시간 중 와이파이 접속을 차단하다 이틀만에 해제했다. 작업 중 집중력 저하로 인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 IT조선DB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 IT조선DB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9일 울산공장 내 와이파이를 식사 시간과 쉬는 시간에만 접속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사측은 이같은 내용을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2일 공지한 뒤 일주일 뒤 와이파이 접속을 제한했다. 작업자들의 집중력 하락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근무시간 중 작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공장 내 근태문제가 언론에 노출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당초 예정된 주말특근(!4일) 거부도 사측에 통지했다. 노조는 "와이파이 사용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과 노사합의를 깬 것이 문제다"라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는 선례가 남아서는 안된다. 이런 식이면 (다른 협약 사안도)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11일 울산공장 와이파이를 기존처럼 24시간 접속할 수 있도록 복구시켰다. 현대차는 2011년 울산공장에 와이파이를 설치,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왔다.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은 생산라인에 범용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한국GM의 경우 근로자가 생산현장에 휴대전화를 반입하는 자체를 금지한다.

생산라인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사례도 있다. 근로자들의 편의보다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각 생산설비와 클라우드를 연결, 실시간으로 작업현장을 관리하고 업무효율을 개선한다.메르세데스-벤츠의 독일 내 생산거점, 자동차 부품제조사 지멘스, 르노 스페인 공장 등은 자동차업계에서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 사례로 손꼽힌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 실무협의를 통해 (와이파이 접속제한 조치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