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KT&G와 쥴랩스의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미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 발표에 주요 담배업체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제조 과정에서 첨가하지 않은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액상 전자담배 릴 베이퍼와 시드 팟을 판매하는 KT&G는 "당사는 이 성분(비타민E 아세테이트)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사실 여부를 다시한번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쥴을 판매하는 쥴랩스 측은 "쥴랩스는 자사 어떠한 제품에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 식약처가 발표한 검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쥴. / IT조선
쥴. / IT조선
식약처에 따르면 비타민E는 카놀라·아몬드 오일 등에 존재하며 흡입 시 오일성분이 폐 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lipoid pneumonia)’ 유발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는 KT&G의 ‘시드 토바'에서 비타민E가 ‘0.1ppm’ 검출되고 쥴랩스의 ‘크리스프' 팟에서 ‘0.8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분석 방법은 자체적으로 최적의 분석방법을 확립해 진행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가 당초 문제 삼았던 대마 성분인 THC는 국내 모든 액상 전자담배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처가 문제 삼은 국내 제품 비타민E 검출량은 5일 미국식품의약안전국(FDA)이 발표한 미국 내 액상담배 제품 검출 농도 23만ppm~88만ppm 대비 극미량이다.

식약처 발표에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롯데면세점은 13일, 식약처가 문제 삼은 액상 전자담배 8종을 판매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라·신세계 면세점도 관련 제품 5종에 대해 판매를 중단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도 쥴과 릴 베이퍼용 팟 판매를 중단했다.

한편, 전자담배 선진국이라 평가받는 영국은 미국발 액상 전자담배 문제가 미국 정부의 관리 허술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현지 이용자가 담배 액상 외에 마약 성분과 니코틴 흡수를 가속화하는 비타민E를 임의대로 첨가할 수 있는 오픈탱크(Open tank) 제품이 만연하고, 미성년자가 쉽게 담배제품과 유해물질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식약처 발표에 대해 "유해물질이 미검출 됐거나 극소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지 권고를 즉시 철회하라"라고 밝혔다.

협회는 "식약처 검사 결과 미국 사례와 달리 위험물질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 검출됐음에도 사용금지 권고를 유지하는 것은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부정적 여론을 확산·조장하는 등 전자담배 산업의 발전을 압살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