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 ‘초박막 강화유리(Ultra Thin Glass, UTG)’가 주목 받는다. 접고 휠 수 있는 화면을 만들 때 필수 소재다.

여러 기업이 UTG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삼성전자가 2020년 UTG를 가진 폴더블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일 전망이다. 애플도 UTG를 선택, 확보하기 위해 유리업체 코닝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소재 커버 윈도우(Cover window) 시장은 장차 UTG와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CPI)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UTG 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CPI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사는 제품 등급 및 가격에 따라 UTG 혹은 CPI를 선택해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UTG 개발에 속도낸 삼성·애플

IT매체 레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가 9일(이하 현지시각) 유럽특허청(EUIPO)에 ‘삼성 UTG(Samsung UTG)’, '삼성 울트라 씬 글래스(Samsung Ultra Thin Glass)’ 등 UTG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고 보도했다. 이 상표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등 여러 전자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고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두께 100㎛ 이하 UTG를 가진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전망이다. UTG를 확보하기 한국 기업 도우인시스에 1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카테고리 확장 계획을 설명하는 정혜순 삼성전자 상무. / 삼성전자 제공
폴더블 카테고리 확장 계획을 설명하는 정혜순 삼성전자 상무. / 삼성전자 제공
애플도 UTG를 확보하기 위해 유리업체 코닝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코닝은 반경 5㎜까지 접을 수 있는 0.1㎜ 두께 강화유리를 개발 중이다. 애플이 코닝에 투자할 금액은 2억5000만달러(2970억7500만원)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비교적 느긋하게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며 "터치감 등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UTG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비싸지만, 특성 우수한 UTG vs 싸지만, 긁힘에 약한 CPI

UTG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잘 어울리는 강화유리다. 단단하고 얇으며 유연하게 굽힐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CPI와 비교해 잘 긁히지 않고 표면도 매끄러워 고급스럽다. 스마트폰 커버 윈도우 시장이 강화유리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UTG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아직 유리를 얇게 만드는 기술력이 모자라고, 제품 양산 수율이 불안정하다. 그만큼 생산 단가도 비싸다. 외국 코닝과 쇼트, 한국 도우인시스와 캠트로닉스 등이 UTG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모토로라 Razr·화웨이 메이트X. / 제조사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모토로라 Razr·화웨이 메이트X. / 제조사 제공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UTG의 대안으로 CPI를 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화웨이 메이트X, 모토로라 레이저 등 현재 시장에 출시된 폴더블 스마트폰은 모두 CPI를 사용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스미모토 등이 CPI 생산에 성공했고, SKC와 SK이노베이션도 양산을 시작했다.

업계는 UTG와 CPI가 나란히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UTG 생산이 안정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데다 스마트폰 제조사도 소재 다양성을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강민수 IHS마킷 수석은 "플라스틱과 유리는 터치 감각이 다른데,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유리를 선호한다"며 "결국 시장은 UTG를 쓰게 될 것이다. 다만, UTG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므로 당분간 CPI와 UTG가 공존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은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량이 늘면 제품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며 "향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UTG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CPI를 중저가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등 소재를 다양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2020년부터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2019년 40만대를 시작으로 2023년 3680만대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